경상남도가 여름철 식중독 예방을 위해 민관 합동 캠페인에 나섰다. 음식점 영업주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손보구가세’ 실천수칙을 알리고 위생관리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온 상승과 함께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지는 시기에 예방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홍보 캠페인이 과연 실제 식중독 발생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번 캠페인은 거리 행진과 홍보물 배부, 음식점 방문 안내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오랫동안 반복돼 온 전형적인 행정 홍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티슈와 리플릿을 나눠주는 캠페인이 시민들의 관심을 잠시 끌 수는 있지만, 식품 안전에 대한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상당수 홍보물이 현장에서 곧바로 버려지거나 잊혀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도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은 현장과 홍보 대상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여름철 대규모 식중독 사고는 일반 음식점보다 학교 급식소, 어린이집, 산업체 구내식당,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급식소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수백 명이 동시에 식사하는 시설 한 곳의 관리 소홀은 대규모 집단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거리 홍보보다 취약시설에 대한 집중 점검과 맞춤형 교육이 훨씬 시급하다.
캠페인의 또 다른 한계는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다. 위생관리 수칙을 안내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만으로는 조리 환경 개선을 담보하기 어렵다. 일부 업소는 비용 부담이나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위생관리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예방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홍보와 함께 불시 점검, 위생등급 관리, 현장 지도·단속이 병행돼야 한다.
예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대응 역량이다. 식중독은 발생 이후 초기 대응 속도가 피해 규모를 결정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역학조사관과 방역 인력이 부족해 신속한 원인 규명과 확산 차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방 캠페인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집단 발병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시스템 확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후변화로 여름철 폭염과 고온다습한 환경이 길어지면서 식중독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거리 캠페인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위험 분석과 취약시설 집중 관리, 디지털 위생관리 시스템 구축 등 보다 실질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경남도의 식중독 예방 정책은 단순한 홍보 행사 횟수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목표는 도민 건강 보호를 위해 실제 환자 발생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화려한 거리 캠페인보다 현장 위생 점검과 관리 체계 강화,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 역량 확보가 훨씬 더 중요하다. 경남도는 예방 효과를 수치로 확인하고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행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도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홍보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꼼꼼한 관리와 신속한 대응임을 경남도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책임감 있고 실질적인 접근이야말로 식중독 예방의 진정한 길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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