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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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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끝났는데 운동 줄었다면? 치매 위험 46% 높아졌다…‘케모 브레인’과 신체활동의 관계

암 진단 전후 26만659명 분석…운동 유지·증가한 암 생존자는 치매 위험 18% 낮아져

기사입력 2026-09-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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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끝났다고 안심했는데…운동 줄면 치매 위험 46% 높아졌다

암 진단 전후 신체활동 변화와 치매 위험 분석…항암화학요법 생존자에서 연관성 더 뚜렷


암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의 관심은 치료와 재발 여부에 집중된다. 수술을 잘 견뎌냈는지, 항암치료가 끝났는지, 검사 결과에 이상은 없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을 이겨낸 뒤에도 장기적으로 챙겨야 할 건강 문제가 있다. 바로 인지기능과 뇌 건강이다.

특히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일부 암 생존자는 치료 과정에서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릿속이 흐릿해지는 듯한 증상을 경험한다. 흔히 ‘케모 브레인(chemo brain)’이라고 부르는 암 관련 인지기능 저하다.

그런데 암 진단을 계기로 운동량이 크게 줄어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이후 치매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핵심은 단순히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암이라는 큰 사건을 겪은 뒤 운동 습관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암 진단 후 운동 줄었더니 치매 위험 46% 높아져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대전대 보건의료경영학과, 분당서울대병원 빅데이터센터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암 진단 전후 신체활동 변화와 이후 치매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2009~2015년 암을 진단받은 뒤 3년 이상 생존하고, 암 진단 전후 각각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26만659명이다.

기존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과 분석에 필요한 자료가 부족한 사람은 제외했다.

연구팀은 건강검진 설문에 기록된 운동 빈도와 강도를 활용해 암 진단 전후 신체활동량을 MET-min/week 단위로 산출했다.

MET는 안정 상태와 비교해 운동할 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분석 결과는 주목할 만했다.

암 진단 후 신체활동량이 감소한 사람은 높은 수준의 신체활동을 계속 유지한 사람보다 전체 치매 발생 위험이 46%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암 진단 이후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늘린 사람은 치매 위험이 18% 낮게 나타났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이 결과는 운동이 치매를 직접적으로 예방한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신체활동 변화와 치매 발생 위험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준 것이다.
 
암 생존자 운동 부족, 치매 위험 46% 증가…항암치료 후 ‘케모 브레인’ 관리법
암 이겨냈다고 끝이 아니다…운동 줄어든 암 생존자, 치매 위험 46% 높았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암 생존자에게서 더 뚜렷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암 생존자였다.

항암치료를 받은 사람 가운데 암 진단 후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늘린 경우 치매 위험이 2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항암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암 생존자에서는 운동량 변화와 치매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까.

암 치료 과정에서는 수술과 항암·방사선치료 등이 이어지면서 피로와 통증, 근력 저하가 발생하기 쉽다. 자연스럽게 걷는 시간도 줄고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치료가 끝난 뒤에도 ‘이제 쉬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활동량 감소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암 치료 과정에서 떨어진 체력과 활동량이 치료 종료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케모 브레인’은 항암제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암 생존자의 인지기능 저하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거나 집중하기 어렵고, 말을 하려는데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거나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느려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를 흔히 ‘케모 브레인’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인지기능 변화의 원인을 항암제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암 자체의 영향과 염증반응, 피로, 수면장애, 우울과 불안, 통증, 신체활동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 치료 후 인지기능을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억력 훈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잘 자고, 움직이고, 근력을 유지하고, 심혈관 건강과 대사 건강을 관리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운동은 뇌 건강을 위한 ‘생활 처방’이 될 수 있다


신체활동이 인지기능과 관련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혈관 건강과 혈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염증과 대사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뇌 기능과 관련된 여러 생리적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암 생존자에게 운동은 체력 회복과 일상 복귀, 심혈관 건강, 대사 건강, 정신건강, 그리고 장기적인 인지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하나의 생활 전략​으로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암 치료를 받은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 부위와 암의 종류, 항암치료 후유증, 심폐기능, 근력, 뼈 건강 등에 따라 운동의 강도와 종류는 달라져야 한다. 무리한 운동보다는 자신의 치료 상태에 맞는 신체활동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한 차례 확인된 흐름…이번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도 국내 암 생존자 34만4천152명을 평균 5.8년 추적해 암 진단 후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한 바 있다.

당시 운동을 하지 않는 암 생존자와 비교하면 신체활동 수준에 따라 치매 위험이 각각 11%, 15%, 21% 낮아지는 단계적인 경향​이 관찰됐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운동량의 절대적인 크기만 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암을 진단받기 전에는 움직였는데 치료를 시작하면서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든 사람, 그리고 ​치료 이후에도 운동 습관을 유지하거나 회복한 사람을 비교했다.

암 생존자 관리의 초점이 ‘생존’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암 치료의 끝은 ‘완치 판정’이 아니라 새로운 건강관리의 시작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생존이다.

그러나 생존 이후의 삶도 중요하다.

재발 감시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중과 근력, 심혈관 건강, 수면, 정신건강, 인지기능까지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암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움직임까지 멈출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운동이 치매를 막아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암 진단 이후 신체활동이 감소한 사람에게서 치매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는 암 생존자 건강관리에서 신체활동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암을 이겨낸 뒤 진짜 중요한 질문은 ‘치료가 끝났는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 이후의 10년, 20년을 어떤 몸과 어떤 뇌로 살아갈 것인가.

암 생존자에게 운동은 선택적인 취미가 아니라,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설계해야 할 장기 건강관리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 이번 연구는 신체활동 변화와 치매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관찰연구이므로 운동이 치매 위험을 직접 낮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암 치료 후 운동을 시작하거나 강도를 높일 때는 암 종류와 치료 이력, 현재 건강상태를 고려해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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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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