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는 청년농업인의 안정적인 농업·농촌 정착을 위해 ‘2026년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2차 대상자를 7월 10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모집은 전국 1,250명 중 경남 108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1차 모집에서는 경남 청년농업인 214명이 선정된 바 있다.
사업은 영농 초기 소득 불안과 창업자금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선정된 청년농업인은 최대 3년간 연차별 110만 원(1년차), 100만 원(2년차), 90만 원(3년차)의 영농정착지원금을 받으며, 농업 기반 조성을 위한 최대 5억 원, 연 1.5% 저금리 청년창업형 후계농업경영인 융자 지원도 포함된다. 특히 스마트팜, 시설원예, 과수, 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농업 혁신 인재로서 청년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선정은 시작일 뿐, 실제 정착은 또 다른 문제"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자금의 '그림의 떡' 현상이다.
청년농들은 영농정착지원사업에 선정되더라도 정작 농지 구입과 시설 구축에 필요한 청년후계농 육성자금 대출 과정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속출한다고 지적한다. 수요에 비해 예산이 부족해 상반기 중 농신보 보증 한도와 정책자금이 조기 소진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 청년들은 농지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 금융권 대출에 의존하거나, 신용과 소득 요건 부족으로 대출 자체가 거절돼 영농을 포기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농사만 지으라는데 생활은 어떻게 하나"
청년농들이 꼽는 두 번째 문제는 과도한 의무 영농 규정이다.
영농정착지원금을 받는 동안에는 농업 외 소득활동이 사실상 제한된다. 하지만 농업은 작황과 기상 여건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지고 초기 정착 단계에서는 수입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월 110만 원 수준의 지원금만으로는 생활비와 영농 경영비를 동시에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원금을 받은 후 중도 포기할 경우 환수 조치와 의무 영농 기간 부담이 발생해 청년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활비 지원은 되지만 농지는 못 산다"
정착지원금의 사용처 제한도 현실적 한계로 꼽힌다.
현재 지원금은 생활비와 소모성 영농자재 구입 등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농지 매입, 농기계 구입, 시설 투자 등 자산 형성에는 활용할 수 없다.
청년농들이 실제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농지와 생산기반 확보이지만, 현행 제도는 생활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정작 영농 기반 마련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농촌 현장에서는 "생활비보다 농지 한 평이 더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농업 현실과 엇박자 나는 행정 일정
사업 공고와 선정 시기가 농업 현장의 계절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과수·시설원예·축산 등 품목별로 파종과 정식, 수확 시기가 다름에도 획일적인 사업 일정이 적용되면서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고도 적기에 농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결국 지원 기간은 흘러가지만 실제 영농은 시작조차 못 하는 '행정과 농업의 시간차'가 청년농 정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농 육성, 숫자보다 정착률이 중요하다
경남도는 올해 1차 모집에서 214명을 선발했고 이번 2차 모집을 통해 108명을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 선발 인원 확대보다 실제 농촌 정착률과 생존율을 높이는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년농업인 육성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책자금 예산 확대 ▲대출 심사 완화 ▲탄력적 겸업 허용 ▲농지 확보 지원 강화 ▲품목별 영농 일정에 맞춘 사업 운영 등 보다 현실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농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농촌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정착 기반이다. 선발 인원 확대보다 '끝까지 농촌에 남는 청년농'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가 정책의 진정한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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