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이 지난 8일 진주시청 회계과와 수도과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이 다시 정치권의 중심 이슈로 떠올랐다. 경찰은 국민의힘 경남도당의 고발을 토대로 관련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사는 법과 증거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의혹이 제기됐다면 철저히 규명하는 것이 당연하며, 공직자라면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을 범죄자로 단정하거나 정치적 낙인을 찍는 행태 역시 경계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안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선거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을 낳고 있다. 선거 기간 내내 상대 진영을 향한 각종 의혹 제기와 공방이 반복됐고, 선거가 끝난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서 사건이 소비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조규일 죽이기'라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물론 수사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을 정치 탄압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대로 수사 착수 사실만으로 정치적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것도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수사는 수사기관이 하고, 판단은 법원이 하는 것이다.
조규일 시장은 그동안 행정 혁신과 청렴 행정을 강조해 왔으며, 각종 평가에서 청렴성과 행정 성과를 인정받아 왔다. 이러한 이력이 현재 제기된 의혹을 곧바로 부정하거나 면죄부를 줄 수는 없지만, 반대로 의혹만으로 그동안의 행정 성과와 명예를 모두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도 없다.
지금 진주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권의 소모적인 공방이 아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정쟁도,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행태도 아니다. 오직 객관적 사실과 법적 판단뿐이다.
경찰은 정치적 고려 없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 만약 불법 행위가 확인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대로 혐의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면 무분별한 의혹 제기와 정치 공세에 대해서도 마땅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지방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승자와 패자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지역 발전을 우선해야 할 시간이다. 진주시정이 정쟁의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진실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려질 것이며, 그 전까지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법치주의 원칙이 존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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