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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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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원전 3기, 경남에 5조 원 기회인가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인가

영덕 대형원전 2기·기장 국내 첫 SMR 선정… 경남 원전산업은 수혜 기대, 주민 수용성과 폐기물 대책 없이는 성공 장담 못 한다

기사입력 2026-06-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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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7일 경북 영덕에 대형원전 2기, 부산 기장에 국내 최초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 부지를 확정하면서 원전산업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남도는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180여 개 원전 협력기업의 참여로 5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침체된 원전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이번 사업은 단순한 발전소 건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윤석열 정부 시절부터 추진된 원전 확대 정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이자,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SMR 산업 육성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경남 입장에서는 대형원전 기자재 제작과 SMR 공급망 구축을 통해 글로벌 원전 시장 선점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경제효과만 강조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주민 수용성이다. 영덕은 과거 원전과 핵폐기장 건설을 둘러싸고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겪었던 지역이다. 2015년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반대 의견이 확인된 바 있으며, 지금도 지역사회 내부에는 깊은 상처와 불신이 남아 있다. 정부가 경제적 효과만 내세운다면 또 다른 갈등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신규 원전 3기, 경남에 5조 원 기회인가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인가

부산 기장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미 고리와 신고리 원전이 밀집해 있는 국내 최대 원전 집적지다. 여기에 국내 최초 SMR까지 추가될 경우 지역 주민들의 안전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사업자는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에 나서야 한다.

송전망 구축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원전을 건설하는 것보다 생산된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요지까지 보내는 것이 더 큰 과제가 될 수 있다. 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지역 갈등은 이미 전국 곳곳에서 확인된 문제다. 원전 건설과 송전 인프라 구축을 별개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사업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국내 최초 SMR 사업은 기술적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MR은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세계적으로도 상용화 초기 단계다. 안전성과 경제성, 운영 효율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다면 기대했던 산업적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 이번 기장 SMR 사업은 한국 원전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역시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원전은 건설보다 폐기물 관리가 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 확보 문제를 뒤로 미룬 채 신규 원전 확대만 추진한다면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환경단체들이 이번 결정을 '에너지 식민지 정책'이라고 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도권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 위험과 부담을 집중시키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단순한 반대 논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원전은 찬성과 반대의 이념적 논쟁만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산업 경쟁력이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주민 안전, 환경 보호라는 가치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번 신규 원전 3기는 경남 원전산업에 분명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수주 규모나 경제효과가 아니라 주민 신뢰 확보, 안전성 검증, 폐기물 처리 대책 마련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얼마나 성실하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원전 정책의 성패는 발전소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 위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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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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