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소장 홍성광)는 지리산국립공원 고산지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인 기생꽃(Trientalis europaea subsp. arctica)의 개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생꽃은 전 세계적으로 단 3종만 존재하는 매우 희귀한 북방계 식물로, 앵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을 비롯해 오대산과 설악산 등 비교적 서늘한 고산지대와 습지에서 드물게 자생하며, 매년 6월경 높이 약 10cm의 줄기 끝에 작은 흰색 꽃을 피운다.
기생꽃이라는 이름은 꽃의 모양이 기생이 머리에 쓰는 화관을 닮았다는 설과, 기생도 감탄할 만큼 아름다운 꽃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개화는 시민과학자의 지속적인 생태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정적인 생육과 개화가 관찰됐다. 시민과학 모니터링은 희귀 야생생물의 자생지 변화와 생육 상태를 꾸준히 기록해 국립공원의 생태계 관리와 보전 정책 수립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기생꽃은 과거 빙하기에 남하한 식물군이 기후 변화 이후 고산지대에 고립되면서 살아남은 대표적인 북방계 잔존식물이다. 개체 수가 적고 유전적 다양성이 낮으며 무성생식 비율이 높아 서식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02년 국제생태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기생꽃이 **여름철 최고기온이 15.6℃ 이하인 환경에서만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분석해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을 뒷받침했다.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 이효경 자원보전과장은 "기생꽃과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작은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자생지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민과학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보호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탐방객들도 불법 샛길 출입과 야생화 채취를 자제해 자연보전에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하는 생태 모니터링을 확대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희귀식물의 건강한 서식환경을 보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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