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이스피싱과 대포폰 등 민생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휴대전화 개통 절차를 대폭 강화한다. 휴대전화 신규 개통 시 안면인증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명의도용과 법인 명의 회선 관리도 강화하는 등 개통 단계부터 부정 사용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휴대전화 부정 사용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오는 7월 6일부터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안면인증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약 7개월간 진행한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제도 도입에 나서는 것이다.
안면인증은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증을 원하지 않을 경우 모바일 신분증이나 당일 발급한 주민등록초본 등 대체 인증수단을 이용할 수 있으며, 안면인증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하면 개통은 허용된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생체정보의 사실상 의무화에 따른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지적한 점을 반영한 조치다.
정부는 얼굴 원본 이미지를 저장하지 않고 암호화된 특징값만 일시적으로 비교한 뒤 즉시 삭제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범 운영 과정에서도 보안 취약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대포폰과 명의도용 범죄 차단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타인의 명의를 빌려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이른바 '내구제폰'을 막기 위해 이동통신사는 명의대여의 불법성과 처벌 내용을 사전에 고지하고, 단기간에 고가 단말기를 반복 개통하는 고위험 이용자는 개통을 제한할 계획이다.
법인 명의 회선은 실사용자 등록제와 다회선 총량제를 도입해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고, 외국인 회선 역시 신분증 진위 확인과 개통 기준을 강화해 범죄 악용 가능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미 부정 개통이 적발된 일부 판매점과 사업자에 대해 영업정지와 등록취소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얼굴 정보는 비밀번호처럼 변경할 수 없는 민감한 생체정보인 만큼 정보 유출 시 피해가 크다는 점이 가장 큰 논란이다. 또한 안면인식 오류로 인한 개통 지연과 대리점 업무 부담,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이용 불편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결국 이번 제도의 성공 여부는 범죄 예방 효과와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이루느냐에 달려 있다.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투명한 운영 체계와 강력한 정보보호 장치가 함께 마련될 때 비로소 휴대전화 개통 절차 강화는 실효성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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