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일, 민선 9기 지방자치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시장·군수와 지방의원들은 앞으로 4년 동안 지역의 미래와 주민의 삶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취임의 박수는 오래가지 않는다. 주민들이 기억하는 것은 취임식이 아니라 임기 동안 얼마나 약속을 지켰는지, 얼마나 민생을 살렸는지다.
지금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결코 녹록한 현실이 아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지방소멸, 저출생과 고령화, 청년 유출 등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없다. 이런 위기 속에서 단체장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실천하는 행정이고, 지방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바꾸는 의정활동이다.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은 표를 얻기 위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주민과 맺은 사회적 계약이다. 예산 부족이나 정치적 환경을 이유로 쉽게 접어서는 안 된다. 추진 과정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불가피한 변경이 있다면 주민에게 먼저 설명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이다.
또한 행정은 집무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완성된다. 주민의 불편은 보고서보다 골목과 시장, 농촌과 산업현장에 있다. 단체장은 주민을 찾아가 듣고, 지방의회는 견제와 협력을 통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첫 인사부터 공정성과 능력을 기준으로 해야 공직사회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럴 때 되새겨야 할 고전이 바로 『명심보감』이다. 수백 년이 지난 오늘에도 공직자가 새겨야 할 리더십의 원칙을 분명하게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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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식험 종무라망지문(知危識險 終無羅網之門)"은 위태로움을 미리 알고 위험을 경계하면 결국 화를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신을 향한 비판을 귀담아듣고, 작은 징후를 가볍게 넘기지 말라는 경계의 가르침이다. 독선과 오만은 대부분 "설마"라는 안일함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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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선천현 자유안신지로(擧善薦賢 自有安身之路)"는 선한 사람을 등용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가까이하면 결국 자신도 안전한 길을 걷게 된다는 의미다. 측근이나 정치적 보은이 아니라 능력과 청렴을 기준으로 인재를 쓰라는 교훈이다. 공정한 인사는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고 행정에 대한 주민 신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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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포덕 내세대지영창(施仁布德 乃世代之榮昌)"은 어진 마음을 베풀고 덕을 실천하면 그 복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진다는 가르침이다. 주민을 위한 정책은 결국 지역의 미래를 만드는 투자이며, 진정한 리더는 자신의 임기가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내다보는 사람이다.
반대로 "
회투보원 여자손지위환(懷妬報寃 與子孫之危患)"은 시기와 원한으로 정치를 하면 결국 그 화가 자신과 후대에 돌아온다고 경고한다. 보복성 인사와 편 가르기, 정치적 갈등은 조직을 병들게 하고 지역사회를 분열시킬 뿐이다.
이어 "
손인이기 종무현달운잉(損人利己 終無顯達雲仍)"은 남을 희생시켜 자신의 이익을 얻는 사람은 끝내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며, "
해중성가 기유장구부귀(害衆成家 豈有長久富貴)"는 공동체를 해치며 얻은 권력과 부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엄중한 경고다. 권력은 사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봉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의미다.
지방자치는 이미 성년이 되었지만, 진정한 성숙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민선 9기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예산을 집행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주민이 행정의 변화를 체감했느냐로 평가받을 것이다.
취임식의 박수는 하루지만, 주민의 평가는 4년 동안 이어진다. 초심을 끝까지 지키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만이 임기를 마친 뒤에도 다시 주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명심보감의 가르침은 수백 년 전의 고전이 아니라 오늘 지방자치가 반드시 새겨야 할 가장 현실적인 리더십 교과서다.
거듭 언급하건데 권력의 시작은 축하받지만, 평가는 임기가 끝난 뒤에 내려진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고 4년 재임기간 동안 초심을 잃지 말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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