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경남관광스타트업 협의체'가 30일 경남관광기업지원센터 대회의실에서 공식 출범했다. 관광기업 간 정보 공유와 협업을 확대하고 지역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하지만 협의체가 진정한 민간 중심의 혁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현실의 벽도 적지 않다.
경상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은 협의체를 중심으로 정기 포럼과 공동 마케팅, 비즈니스 교류, 팝업스토어 운영,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며 관광기업 간 협력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관광기업들이 각자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출발이다.
그러나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재정 자립이다. 현재 협의체 운영은 대부분 공공예산과 관광재단 지원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 공모사업이나 보조금이 줄어드는 순간 협의체 활동도 함께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민간 협의체라면 회원사들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회비 체계와 공동사업 수익, 민간 투자 연계 등 독립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역 간 참여 격차도 간과할 수 없다. 창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육과 네트워킹은 접근성이 높은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통영과 거제, 남해, 산청 등 원거리 관광기업에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협의체가 경남 전체를 대표하려면 권역별 순회 행사와 온라인 협업 플랫폼 등 지역 균형을 고려한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
협업이라는 이름 아래 경쟁이라는 현실도 존재한다. 협의체 회원사들은 서로 협력해야 하는 동시에 한정된 지원사업과 판로, 공공사업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특히 규모가 작은 초기 스타트업은 공동 프로젝트보다 생존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협의체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공동 브랜드 개발이나 관광 패키지 상품처럼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제도적 환경도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AI와 빅데이터,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관광테크 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관련 규제와 지원체계는 여전히 전통적인 관광업 중심에 머물러 있다.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성장 사다리의 부족이다. 창업 교육과 초기 지원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이후 기업이 전국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투자와 스케일업 환경은 여전히 수도권과 큰 격차를 보인다. 우수한 기업과 인재가 결국 수도권으로 떠나는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면 지역 관광산업의 경쟁력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경남관광스타트업 협의체의 출범은 분명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그러나 협의체의 성패는 발족식의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지역에 일자리와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남기느냐에 달려 있다. 보여주기식 네트워크를 넘어 자생력 있는 민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경남 관광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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