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2026년 로컬유학 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거창군 웅양초등학교와 산청군 오부초등학교를 최종 선정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교육과 주거, 돌봄을 연계해 도시 학생과 가족이 농촌으로 이주·정착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역소멸 해법을 찾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사업에는 대상지별 15억 원씩 모두 30억 원이 투입된다. 임대주택 건립과 빈집 리모델링, 통학로 개선, 학교 공간 혁신은 물론 생태·철학·AI 등 지역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해 교육과 정주 여건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 해당 시·군, LH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만큼 지역 맞춤형 정착 모델 구축에도 기대가 모인다.
로컬유학은 단순히 학생 수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다. 학교를 살리고, 가족을 유치하며,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는 인구정책이자 지역발전 전략이다. 실제 경남은 2020년 시범사업 이후 지금까지 사업이 완료된 7개 지역에서 72가구, 305명이 이주하는 성과를 거두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성과를 낙관하기에는 넘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초등학교 이후의 교육 환경이다. 많은 유학 가족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진학 시기에 맞춰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현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초등학교만 살아남고 이후 인구가 다시 빠져나간다면 지역 정착이라는 정책의 본래 목적도 달성하기 어렵다.
주거 환경 역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임대주택과 빈집 정비는 가족 단위 이주를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부지 확보와 생활 편의시설 조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단순히 집을 제공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의료와 교통, 문화, 돌봄까지 갖춘 생활환경을 함께 만들어야 장기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고민해야 한다. 대상지 한 곳당 15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은 초기에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확대하기에는 지방재정 부담이 적지 않다. 투입 예산만큼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역별 역량 차이도 변수다. 같은 지원을 받더라도 학교와 지자체의 추진 의지, 특화 교육 프로그램의 수준, 주민들의 수용성이 다르면 정착 성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로컬유학의 경쟁력은 예산 규모보다 지역이 얼마나 매력적인 교육과 삶의 환경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경남의 로컬유학 정책은 작은학교를 살리는 교육사업을 넘어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새로운 지역정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학생 수를 일시적으로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아이들이 졸업 후에도 지역에 머물고, 부모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로컬유학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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