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는 단 몇 분이 생사를 가른다. 소방차가 현장에 1분만 늦게 도착해도 작은 불은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방차 진입로를 막는 불법 주·정차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경남소방이 지난달 29일 진주시 소재 주거밀집지역에서 화재·구조·구급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소방차의 신속한 출동을 저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제처분 훈련을 실시한 것은 단순한 시범이 아니다. 그동안 법적 권한이 있었음에도 민원과 소송 부담 때문에 사실상 집행하지 못했던 현실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언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현행 「소방기본법」은 긴급 출동을 방해하는 차량을 밀어내거나 견인하고, 필요하면 차량을 파손해서라도 소방 활동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제처분을 방해할 경우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부과된다. 불법 주차 차량이 파손되더라도 손실보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 역시 분명하다.
이 같은 조치는 과도한 공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법 집행이다. 실제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를 비롯한 여러 대형 화재는 초기 대응 지연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줬다. 골든타임을 빼앗는 불법 주·정차는 단순한 교통질서 위반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제는 소방관들이 민원을 걱정하며 머뭇거릴 이유가 없어야 한다. 출동로 확보를 위한 강제처분은 예외가 아니라 원칙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성숙한 준법의식이다. 소화전 주변 5m를 비롯한 소방 출동로에 불법 주차를 하지 않는 작은 실천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가장 큰 안전장치가 된다.
생명 앞에는 관용도, 예외도 있을 수 없다. 소방차가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사회가 진정한 안전사회이며, 불법 주·정차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은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상식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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