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주관하는 '2027년 녹색자금 지원사업' 공모를 앞두고 도내 시군과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공모사업 내용을 안내하고, 우수사업 발굴과 국비 확보를 위한 행정지원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복권기금을 활용해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숲과 무장애 나눔길, 목재 인테리어 등을 조성하고, 산불 피해지역의 녹색 인프라를 복원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지난해 대형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산청과 하동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된 것은 지역 회복과 산림복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산림복지는 이제 단순한 녹지 조성이 아니라 치유와 건강,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요양시설과 의료기관에 조성된 나눔숲이 이용자들의 심리적 안정과 정서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숲은 환경 자산인 동시에 사회적 복지 인프라라는 점에서 공공투자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문제는 '조성'보다 '관리'에 있다. 녹색자금은 시설을 만드는 데는 국비를 지원하지만, 이후 유지·보수와 수목 관리, 시설 교체 비용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나 운영기관의 몫이다.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기초지자체나 사회복지시설은 시간이 흐를수록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잘 만든 숲이 몇 년 뒤 방치된다면 애초의 정책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혜택의 형평성도 고민해야 한다. 나눔숲은 주로 요양시설과 의료기관 중심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취약계층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 이동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에게는 숲이 가까이 있어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산림복지의 대상이 넓어진 만큼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공모사업 중심의 추진 방식도 한계를 안고 있다. 국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실질적인 필요보다 선정 가능성에 맞춘 사업이 늘어날 수 있고, 준공 이후 이용률이 낮은 시설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위한 '보여주기식 조성'이 아니라 지역 특성과 주민 수요를 충분히 반영한 사업 발굴이 우선돼야 한다.
경남도가 강조하는 산림복지는 단순히 숲을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투자여야 한다. 그렇다면 사업의 성공 기준도 공모 선정 건수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도민이 실제로 이용하고 만족하는지에 맞춰져야 한다. 조성 이후 유지관리 계획과 운영 예산, 이용 활성화 방안까지 함께 설계될 때 비로소 녹색자금은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복지 자산이 될 수 있다.
숲을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
숲은 심는 순간보다 오랜 시간 가꾸는 과정에서 진정한 가치를 만든다. 이번 녹색자금 지원사업 역시 국비 확보라는 성과를 넘어, 도민의 삶 속에서 오래 사랑받는 산림복지 공간을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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