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 경남 사천 해안에서 채취한 해수 검체를 검사한 결과, 올해 첫 비브리오 패혈증균(Vibrio vulnificus)이 최종 분리·확인됐다. 지난해보다 검출 시기는 다소 늦었지만, 해수 온도가 18℃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증식기에 들어섰다는 경고다. 여름철 연안을 찾는 관광객과 어업 종사자가 늘어나는 시점인 만큼 감염병 관리에도 한층 높은 경계가 요구된다.
경상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도내 7개 연안 지역에서 병원성 비브리오균 감시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감시체계는 월 1회 표본조사에 머물고 있다. 해수 온도가 며칠 사이 급격히 오르고 균이 빠르게 증식하는 최근 기후 환경을 고려하면 월간 조사만으로는 위험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기 어렵다.
기후변화는 감염병의 계절과 발생 양상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한여름에 집중되던 비브리오패혈증 위험이 이제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고수온이 지속되면 특정 지역이 아니라 연안 전역으로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 기존의 정기 조사 중심 감시체계만으로는 선제적 대응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드물지만 간질환,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치명적인 패혈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은 치료보다 훨씬 중요하다. 어패류는 반드시 85℃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 먹고,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 접촉을 피해야 한다. 조리도구와 손을 철저히 세척하는 기본 위생수칙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감시의 양보다 속도다. 월 1회 표본조사를 주 1회 이상으로 확대하거나, 해수 온도와 병원성 비브리오균 발생 정보를 연계한 실시간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질병관리청과 식품안전나라의 예측 정보를 활용해 고위험군에게 신속하게 위험 정보를 제공하는 체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폭염은 단지 더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바다의 수온을 높이고 새로운 감염병 위험을 키우는 기후위기의 또 다른 얼굴이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예방수칙만 잘 지켜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행정의 감시체계가 시대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예방 역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계절성 감시를 넘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상시 감염병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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