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은 서민 식탁에서 가장 흔한 먹거리지만, 최근 가격은 더 이상 '서민 식품'이라 부르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전년보다 8.5%, 평년보다 18.2% 높은 가격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공급 감소와 고환율·고유가로 인한 사료비 상승이라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문제는 생산비 상승만으로 현재의 높은 소비자 가격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회복되면서 다음 달부터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생산과 소비 사이의 유통구조가 가격 안정의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오른 것이다.
경상남도가 8일 대한산란계협회와 농협경제지주와 함께 생산농가와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계란값 안정을 위한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다. 산지 출하가격과 생산비, 유통마진, 소매가격 반영 여부를 동시에 점검하겠다는 것은 단순한 가격 조사보다 유통 과정의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의 할인 지원이나 사료 구매 자금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산량 증가가 소비자가격 인하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투명한 유통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생산이 늘어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결국 소비자 부담만 커지고 시장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계란값 안정은 일시적인 할인 행사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의 가격 형성 구조를 투명하게 점검하고 불합리한 유통마진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 대책이다. 경남도의 이번 긴급 점검이 보여주기식 조사에 그치지 않고, 서민 장바구니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정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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