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세계 우주강국을 꿈꾼다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다. 경상남도와 전남, 사천시, 고흥군이 손을 맞잡고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주항공산업은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역량만으로 키울 수 없는 국가 전략산업인 만큼, 국가 차원의 법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에 경상남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사천시, 고흥군 등 공동 주관으로 오는 1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의 조기 제정을 촉구하고 영호남 상생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국회 토론회가 의미 있는 이유는 영호남이 경쟁이 아닌 협력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우주항공청과 제조·연구 기반을 갖춘 경남,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발사체 인프라를 보유한 전남이 하나의 산업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은 지역 이익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별법은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했음에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장기 계류되고 있다. 정쟁과 입법 우선순위에 밀려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국가 우주산업 경쟁력도 그만큼 뒤처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특별법이 단순히 산업 육성만을 위한 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수 기업과 연구기관, 인재를 유치하려면 연구시설뿐 아니라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 정주 여건까지 함께 갖춘 복합도시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반 없이 기관만 이전한다면 '우주수도'라는 이름은 남아도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정부 정책이 여러 부처로 나뉘어 추진되고 지방재정만으로 대규모 인프라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도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예비타당성조사 특례와 특별회계, 규제 완화 같은 국가 차원의 지원 없이는 글로벌 우주항공 클러스터와 경쟁하기 어렵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다.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출발점이다. 영호남이 보여준 상생의 정신을 국회와 정부가 정책으로 뒷받침할 때 비로소 남해안 우주항공 산업벨트는 국가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은 지역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위한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번 국회 토론회가 법안의 상반기 국회 통과 무산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여야의 신속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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