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다시 깊은 내홍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장동혁 대표와 조경태 의원이 서로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초유의 맞대결은 당내 갈등이 더 이상 봉합의 수준을 넘어 정면충돌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정책 경쟁이 아닌 징계 경쟁으로 번지는 모습은 국민에게 피로감만 안겨줄 뿐이다.
장동혁 대표는 당 기강 확립과 조직 정비를 내세우며 해당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지도부에 있다며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자신에 대한 징계를 정치적 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양측 모두 당을 위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이 바라보는 모습은 혁신보다 권력투쟁에 가깝다.
정당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비판과 토론보다 징계가 먼저 앞서고, 책임론보다 상대를 제거하는 논리가 우선된다면 내부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당의 기강을 세우기 위한 윤리 절차는 필요하지만, 그것이 특정 계파를 겨냥한 정치적 수단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반대로 지도부에 대한 비판 역시 당의 미래를 위한 대안과 비전이 함께 제시될 때 설득력을 얻는다.
이런 상황에서 떠오르는 말이 있다. 순자의 「권학」에 나오는 '목수승즉직(木受繩則直), 금취려즉리(金就礪則利)', 즉 "나무는 먹줄을 따라야 곧아지고, 쇠는 숫돌에 갈아야 날카로워진다"는 가르침이다. 이어지는 '군자박학이일참성호기(君子博學而日參省乎己) 즉지명이행무과의(則知明而行無過矣)'는 군자는 널리 배우고 날마다 자신을 성찰해야 비로소 지혜가 밝아지고 행동에 허물이 없어진다고 말한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도 다르지 않다. 상대의 허물을 찾기 전에 스스로의 책임을 돌아보고, 정쟁보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다. 선거 패배의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쇄신이지, 맞제소와 강경 발언만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정치는 상대를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다. 국민은 누가 더 강하게 공격했는지를 기억하지 않는다. 누가 더 깊이 반성했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했는지를 기억한다. 지금 국민의힘이 되새겨야 할 것은 윤리위의 징계보다 순자가 강조한 '일일삼성(一日三省)'의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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