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더 이상 명소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여행지에서 만난 경험이고, 그 경험을 집까지 가져가는 것이 바로 지역 상품이다. 경상남도가 2026 경남관광주간을 맞아 오는 7월 9일(목)부터 18일(토)까지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선보이는 특별 팝업스토어 '경남 투어마켓'은 관광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다.
이번 행사에는 도내 18개 관광기업이 참여해 서부·남부·동부권 등 3개 권역을 각각 하나의 브랜드처럼 권역별 독립 매대를 ‘삼색(三色) 큐레이션’ 방식으로 구성했다. 내륙 특산품과 해양 감성 굿즈, 생활형 라이프스타일 상품까지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관광상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한다는 점은 기존 특산품 판매전과 차별화된다.
창녕 온천수를 활용한 선크림, 공룡을 소재로 한 캠핑용 굿즈, 남해 말차 스프레드처럼 지역의 자원과 스토리를 상품으로 재해석한 콘텐츠는 '보고 사는 관광'에서 '경험하고 기억하는 관광'으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야장축제 '한잔하세코'와 연계한 향수·천연비누 만들기 체험도 단순 판매를 넘어 체험형 관광 소비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경험은 상품보다 오래 기억되고, 지역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러나 진짜 질문은 행사 이후다.
팝업스토어는 어디까지나 시작일 뿐이다. 열흘 남짓한 행사만으로 지역 관광기업의 판로가 획기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행사 기간 동안 관심을 모을 수는 있어도, 종료와 동시에 소비자와의 접점이 끊긴다면 관광기업은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공간적 한계도 분명하다. CECO 로비라는 제한된 공간은 접근성은 좋지만 많은 방문객이 몰릴 경우 관람 동선이 복잡해지고 체험 프로그램의 만족도도 떨어질 수 있다. 행사 규모에 비해 물리적 공간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인지도다. 대부분의 관광기업은 우수한 상품을 보유하고도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결국 팝업 행사는 상품을 보여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온라인 판매와 라이브커머스, 지역 관광 플랫폼, 기념품숍, 숙박업소, 관광지 판매망까지 연결되는 유통 생태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
관광상품은 한 번 팔리는 기념품이 아니라 지역을 다시 찾게 만드는 마케팅 도구다. 관광객이 여행 후에도 온라인으로 재구매하고, 주변 사람에게 추천하며, 지역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어야 비로소 관광산업의 선순환이 시작된다.
경남은 이미 풍부한 관광자원과 지역 특산품을 갖추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행사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365일 이어지는 판로 지원 시스템이다. 관광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상설 온라인 쇼핑몰, 관광지 연계 판매, 공공기관 우선구매, 국내외 박람회 참가 지원 등 장기적인 정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경남 투어마켓'은 단순한 팝업스토어가 아니라 경남 관광산업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다. 그 가능성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지, 지역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성장모델이 될지는 행사 이후의 정책과 지원에 달려 있다.
관광은 사람을 모으는 산업이지만, 관광상품은 사람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산업이다. 이제 경남 관광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경남을 기억하게 만들 것인가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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