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품은 경쟁보다 상생이 답이다
지역경제의 경쟁력은 더 이상 생산에만 있지 않다. 얼마나 많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알리고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느냐가 지역 농어민과 소상공인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이런 점에서 경상남도와 제주특별자치도가 7월 15일부터 'e경남몰'과 'e제주몰'을 통해 지역 특산품을 교차판매하기로 한 것은 단순한 판촉행사를 넘어 지역 간 상생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할 만하다.
경남의 사과와 곶감, 바다장어, 굴, 망개떡, 재첩국, 사과즙 등이 제주 소비자를 만나고, 제주의 감귤과 갈치, 흑돼지, 오메기떡, 감귤과즐, 우도삼춘 땅콩샌드 등이 경남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것은 지역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드는 의미 있는 시도다. 소비자는 다양한 특산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생산자에게는 판로 확대라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행사 시작이 아니라 지속성에 달려 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물류다. 경남과 제주는 바다를 사이에 둔 만큼 신선식품 배송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배송이 늦어지거나 품질이 떨어진다면 소비자의 신뢰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냉장·냉동 배송체계와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고객서비스도 중요한 과제다. 주문 오류나 반품, 환불이 발생했을 때 어느 쇼핑몰이 책임질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소비자의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양 지역이 공동 고객지원 체계를 마련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품질 관리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역 대표 특산품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품질을 유지해야 온라인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생산 시기와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장하는 인증 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이 단발성 할인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예산이 소진되면 종료되는 이벤트가 아니라 상설 판매관 운영, 라이브커머스, 관광상품과의 연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확대 등으로 이어져야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지역경제는 이제 혼자 살아남는 시대가 아니다. 경남과 제주가 서로의 강점을 연결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이번 협력이 성공한다면 다른 지자체로도 확산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상생 모델이 될 것이다.
지역 특산품은 지역의 자부심이다. 그 가치를 더 넓은 시장으로 연결하는 일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지역경제의 미래를 키우는 투자다. 이번 교차판매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대한민국 지역 상생의 대표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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