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의 경쟁력은 풍경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다
지리산은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태·문화 관광지로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만으로 관광객의 발길을 오래 붙잡기는 어렵다. 이제 관광의 경쟁력은 '무엇을 보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경상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은 7월 14일(화) 경상남도청 서부청사 중강당회의실에서 ‘지리산권 ESG 가치여행 특화상품 육성사업 지역운영조직 간담회’를 열고, 지역 기반 협력체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즉 '지리산권 ESG 가치여행 특화상품 육성사업'이 단순한 관광상품 개발을 넘어 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사업은 하동, 산청, 함양, 거창, 합천, 구례 등 지리산권 6개 지역이 함께 참여해 지역운영조직과 민간 여행사가 협력하는 새로운 관광 모델을 만들겠다는 데 목적이 있다. 지역 주민이 가진 이야기와 문화, 자연자원을 여행 콘텐츠로 만들고, 민간 여행사의 상품 기획과 마케팅 역량을 더해 경쟁력 있는 체류형 관광상품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방향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업 기간이 짧다는 점이 아쉽다. ESG는 지속 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지만 실제 상품 운영은 8월부터 11월까지 약 4개월에 그친다. 이 정도 기간으로는 관광 브랜드를 만들고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단기 성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계절별 프로그램과 연계한 연중 운영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민관 협력도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운영조직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주민의 삶을 가장 잘 아는 주체이고, 전담여행사는 이를 시장성이 있는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전문가다. 어느 한쪽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나누고,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협력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ESG 관광의 본질도 잊지 말아야 한다. 환경 보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관광의 주체가 되고,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소득이 돌아가며, 여행객이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는 여행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ESG의 의미가 완성된다.
경남은 지리산이라는 세계적인 자연자원을 품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자연을 보여주는 관광이 아니라 사람과 지역의 이야기를 경험하게 하는 관광이다. 여행객이 하루 머물고 떠나는 곳이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지역으로 기억될 때 체류형 관광은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관광은 시설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낼 때 비로소 경쟁력이 생긴다. 지리산권 ESG 가치여행이 일회성 사업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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