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뜨거워지고, 어민들의 걱정은 깊어진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육지만 달구는 것이 아니다. 바다도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경남 연안에 지난 14일 오후 4시부로 올해 첫 고수온 예비특보가 발령되면서 양식어가에는 또 한 번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올해 고수온 예비특보는 지난해보다 11일 정도 늦게 발표됐으며, 통영시 욕지면 두미도 동단에서 남해·하동군 연안, 사천만 및 강진만 해역에 발표됐다. 특히 사천만과 강진만처럼 수심이 얕은 해역은 이미 수온이 26~27℃를 넘나들며 위험 수위에 근접했다. 앞으로 폭염이 이어져 수온이 28℃를 넘어서면 양식어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결국 질병 확산과 대량 폐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고수온이 단순히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수온은 적조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용존산소를 감소시켜 양식장 전체를 위협하는 복합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번 피해가 발생하면 어민들은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생계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점에서 경상남도가 지난해보다 두 달 빠른 시점에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양식어류 조기 출하를 유도하며 산소발생기와 차광막, 면역증강제를 지원한 것은 선제 대응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또한 재해보험 가입 확대와 현장 중심의 점검 강화 역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다.
그러나 행정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신속한 대응이다. 수온 변화를 매일 확인하고, 먹이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며, 산소 공급 장비를 상시 가동하는 등 기본적인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상품성이 확보된 어류는 적기에 출하하는 판단도 피해를 줄이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상이 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염과 고수온은 일시적인 재난이 아니라 양식산업이 상시 대비해야 할 새로운 경영환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는 단순한 피해 복구보다 예측과 예방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실시간 수온 관측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고, 스마트 양식기술과 자동 산소 공급장비, 내고수온 품종 개발 등 근본적인 대응 역량을 키우는 데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바다는 우리에게 풍요를 안겨주지만, 기후변화 앞에서는 누구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고수온은 막을 수 없는 자연현상일지 모르지만, 피해는 철저한 준비와 선제 대응으로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늦은 복구가 아니라 한발 앞선 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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