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복날이다. 초복이다. 하지만 보신텅을 운영하는 사장님 입장에서 보면 마지막 초복인 셈이다. 개고기는 오랫동안 우리 식문화의 한 축이었다. 고려와 조선의 문헌에는 개고기를 먹고 조리한 기록이 남아 있고, 복날 보신탕은 불과 20여 년 전까지도 흔한 여름 풍경이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이자 당시 사람들의 생활문화였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는 고려 중기부터 조선 시대까지 다양한 기록과 조리법 속에 뿌리 깊게 자리해 왔으며, 특히 복날 보양식으로 사랑받았다. ‘효종실록’과 ‘음식디미방’ 등 역사적 문헌은 삶은 개고기(수육)·찜·볶음·구이 등 풍부한 조리법을 전해준다. 그러나 2024년 제정된 ‘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 및 유통 금지법’이 2027년 2월 7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이 문화는 사실상 종말을 고하게 된다.
2027년부터 시행되는 개 식용 종식은 단순히 음식 하나가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수백 년 이어진 식문화와 새로운 윤리 가치가 충돌한 끝에 사회가 내린 선택이다.
물론 "소와 돼지는 먹으면서 왜 개는 안 되느냐"는 반론도 존재한다. 이는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는 언제나 시대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과거에는 당연했던 관습도 오늘날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례는 역사 속에 적지 않다.
1980년대 후반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국제 사회의 비판과 한국 사회 내 구조적 가족 형태 변화가 맞물리며, 개는 식용 대상에서 가족 구성원으로 전환되었다. 이제 복날이면 집을 지키던 충직한 개 대신 삼계탕이 국밥집의 대표적 복달임 음식이 되었다. 전통을 존중함과 동시에 생명 윤리와 사회적 인식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하는 이 결정은, 단순한 식문화의 변화가 아니라 한민족 사회의 도덕적·문화적 대전환임을 보여준다.
복날 개고기를 먹는 유구한 역사를 뒤로하고, 우리는 새로운 생명 존중의 윤리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변화는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우리의 자성적 성찰과 미래적 방향 모색을 요구한다. 전통과 현대, 문화와 윤리의 교차점에서 미래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진지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를 비난하는 것도, 전통을 무조건 미화하는 것도 아니다. 개 식용 문화가 한국 역사 속에 분명 존재했던 사실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변화한 사회적 가치 역시 존중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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