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응급의료센터 4곳 시대…'지정'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작동하는 응급의료체계다
경상남도의 권역응급의료체계가 한 단계 확대됐다. 보건복지부가 창원한마음병원을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신규 지정하면서 도내 최상위 응급의료기관은 기존 3곳에서 4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창원권역은 삼성창원병원에 이어 두 번째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확보하면서 중부경남의 응급의료 대응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신규 지정은 보건복지부가 전국 80개 신청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지정 평가를 거쳐 총 53개소를 선정한 결과다. 덧붙여 이번 지정은 단순히 병원 하나가 승격된 의미를 넘어, 중증응급환자를 지역 안에서 치료하는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늘어났다고 해서 응급의료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간판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권역센터 확대는 반가운 소식…도민 생명 지킬 기반은 넓어졌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단순한 응급실이 아니다.
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 등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환자를 최종적으로 치료하는 지역 응급의료의 최고 거점이다.
창원한마음병원의 신규 지정으로 창원·김해·함안·의령 등 중부경남 지역의 환자 수용 능력이 향상되고, 대규모 산업재해나 재난 발생 시 의료 대응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재난의료지원팀(DMAT)의 거점이 추가되면서 산업단지가 밀집한 경남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재난 대응 체계 역시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센터는 늘었지만 의료진은 충분한가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을 유지하려면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외상, 심뇌혈관,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필수 의료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지방 의료기관 대부분이 이미 심각한 의료진 부족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시설과 장비는 갖출 수 있지만, 숙련된 전문의와 간호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권역응급의료센터라는 이름은 유지해도 실질적인 의료 서비스의 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응급실 쏠림'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
권역응급의료센터가 4곳으로 늘어나더라도 특정 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응급의료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응급환자들은 시설과 의료진이 더 우수하다고 알려진 일부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119구급대는 병상 부족이나 전문의 부재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센터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환자를 적절한 병원으로 신속하게 분산 이송하는 체계를 만드는 일이 더 시급한 이유다.
지역완결형 의료는 '연결'이 핵심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의료 전달체계의 마지막 단계다.
그 이전에는 지역 병·의원과 지역응급의료센터, 119구급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경증 환자는 지역 병원에서 치료하고, 중증 환자는 권역센터로 신속히 이송하며, 치료를 마친 환자는 다시 지역 의료기관으로 회송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응급실 과밀화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경남도와 소방본부, 의료기관이 실시간 병상 정보와 의료진 현황을 공유하는 통합 플랫폼 구축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응급의료의 경쟁력은 병원 숫자가 아니라 협력 시스템이다
창원한마음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은 분명 경남 응급의료의 중요한 성과다.
그러나 도민이 체감하는 응급의료 수준은 권역센터가 몇 곳인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치료받을 수 있는지, 병원을 몇 군데나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지에 달려 있다.
응급의료는 병원 간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 생명을 살리는 분야다.
권역응급의료센터 확대가 단순한 숫자 증가에 그치지 않고, 의료진 확보와 응급환자 분산 시스템, 지역 병원과의 유기적인 연계까지 완성될 때 비로소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라는 목표도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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