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이제는 '체류형 관광'이 답이다
경상남도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올해 발표한 '2025 국민여행조사'에서 관광여행 재방문 의향 전국 1위, 관광 만족도 전국 2위, 국내여행 횟수 3년 연속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다. 관광객은 많이 찾고, 만족도도 높으며,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평가까지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당일여행 만족도 전국 1위'라는 기록이다. 이는 경남이 당일 여행지로는 성공했지만, 지역경제에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관광객이 머무는 시간이 짧으면 숙박과 외식, 쇼핑 소비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 만족도가 높은 것과 지역경제 효과가 큰 것은 결코 같은 의미가 아니다.
관광의 또 다른 과제는 '관광의 파편화'다. 통영과 거제의 해양관광, 진주의 역사문화, 함안의 축제, 지리산권 생태관광 모두 경쟁력을 갖췄지만 대부분 개별 시·군 단위에서 소비된다. 관광객이 여러 지역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여행할 수 있는 광역 관광 동선과 통합 브랜드는 아직 부족하다. 결국 경남이라는 하나의 관광권이 아니라, 각각의 관광지가 따로 존재하는 구조다.
접근성 역시 개선이 시급하다. KTX와 공항을 이용해 경남에 도착한 관광객이 주요 관광지까지 이동하는 과정은 여전히 불편하다. 대중교통 환승 체계와 광역 관광교통망, 디지털 예약 시스템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관광 만족도는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계절 편중 현상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름 해양관광과 특정 축제에 관광객이 몰리는 구조에서는 안정적인 관광산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겨울과 비수기에도 사람을 불러들일 실내 문화시설과 전시, 공연, 웰니스 관광, 마이스(MICE) 산업이 함께 성장해야 관광산업의 체질이 바뀐다.
지역 간 관광정책의 형평성도 고민해야 한다. 인구감소지역 중심의 각종 지원정책은 필요하지만, 주요 관광 거점도시와 민간 관광사업자들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균형 있는 지원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이제 경남 관광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많이 오는 관광'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제는 '오래 머무는 관광', '여러 지역을 함께 여행하는 관광', '사계절 내내 찾는 관광'으로 진화해야 한다. 광역 관광패스와 시·군 연계 관광상품, 야간경제 활성화, 웰니스 관광, 스마트 교통체계 구축 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다.
재방문 의향 전국 1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진정한 관광 경쟁력은 방문객 수가 아니라 체류일수와 소비, 지역경제에 남기는 가치로 평가받는다. 경남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를 넘어 세계인이 오래 머무는 글로벌 체류형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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