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 복구사업, '빠른 공사'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는 침수되지 않는 하천'이다
경상남도가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산청·합천 양천 복구사업에 764억 원을 투입하며 복구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실시설계 기간을 통상 18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고, 사업을 4개 공구로 나눠 발주하는 등 행정절차를 과감히 단축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재난 복구사업은 '얼마나 빨리 끝냈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복구했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다.
산청군과 합천군을 관통하는 낙동강 수계 '양천'은 지난해 집중호우 당시 제방 유실과 하천 범람으로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되며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그만큼 이번 사업은 단순한 원상복구가 아니라 반복되는 기후재난에 대비하는 근본적인 치수사업이 돼야 한다.
경남도는 사업을 4개 공구로 분리하고 토지보상 절차도 병행 추진하며 공사 기간을 줄이고 있다. 주민설명회와 대책위원회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설계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사 속도가 품질을 앞서는 순간 재난 복구는 또 다른 위험을 낳을 수 있다.
특히 산청 지역 1·2공구는 아직 조달청 계약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시공사 선정이 늦어질 경우 공정 전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토지보상 역시 협의가 길어지면 공사 일정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결국 행정이 자신한 '신속 복구'가 현장에서 그대로 실현될지는 앞으로의 사업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은 지역업체 참여 문제다. 초기 대형 통합 발주 방식이 지역 중소업체의 참여 기회를 제한했다는 지적은 지역경제와 상생이라는 측면에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재난 복구사업은 피해 복구와 함께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역할도 함께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도내 하천 복구사업 700건 가운데 650건을 완료하며 93%의 복구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숫자로는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복구율은 행정의 성적표일 뿐,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지표는 아니다. 집중호우가 다시 찾아왔을 때 제방이 버티고, 하천이 제 기능을 하며, 주민들이 불안 없이 일상을 이어갈 수 있을 때 비로소 복구사업은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기후위기는 이제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다. 양천 복구사업 역시 단기적인 응급복구를 넘어 미래 기후변화까지 고려한 항구적 재해 예방 사업으로 완성돼야 한다. 재난은 속도로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완성도로 막아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 사업이 증명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양천 복구사업은 '빠른 공사'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는 침수되지 않는 하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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