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에 선 경남 우주항공…이제는 '참가'보다 '계약'이 답이다
경상남도가 도내 우주항공기업 8개사와 함께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영국 판보로 공항에서 개최되는 세계 3대 에어쇼(파리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 판보로 에어쇼)인 '2026 영국 판보로 에어쇼'에 참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단순한 전시 참가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구매 수요를 사전에 분석해 맞춤형 B2B 상담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기존 해외마케팅보다 한 단계 진화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경남도는 캐나다 에어로 몬트리올(Aero Montréal), 스페인 안달루시아 항공우주 클러스터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의 수요를 미리 확보하고, 이에 적합한 지역 기업을 연결하는 '수요 중심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홍보성 전시를 넘어 실질적인 수주와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전시회 참가 자체가 경쟁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남 기업들은 항공부품 가공과 복합소재 등 제조 기술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OEM)와의 직접 거래 경험과 해외 영업망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기술력이 뛰어나도 국제 인증과 품질 검증, 공급망 등록(Vendor Approval), 장기간의 신뢰 구축이라는 높은 장벽을 넘지 못하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성과의 질'이다. 수출 상담 실적은 계약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담액이 아무리 커도 실제 수주와 양산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상담 건수보다 계약 성사율과 후속 투자, 장기 공급 계약이 정책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또한 해외 전시회 지원이 일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전시 기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사 이후의 사후 관리다. 계약 협상 지원, 해외 인증 취득, 법률·통관 자문, 금융 지원까지 이어지는 후속 지원 체계가 갖춰져야 중소기업도 글로벌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경남도는 오는 10월 열리는 사천에어쇼와 우주항공방위산업전도 함께 홍보하며 글로벌 기업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경남을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세계 우주항공 시장은 기술력만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브랜드, 품질 인증, 공급망 신뢰, 장기 파트너십,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까지 모두 갖춰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판보로 에어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경남 우주항공산업의 성공은 '몇 개 기업이 참가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업이 세계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성과가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실질적인 경쟁력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참가'보다 '계약'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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