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상임위 몸싸움에 윤리위 파행까지…정당의 품격은 어디로 갔나
국민의힘이 22대 국회 후반기 출범과 함께 또다시 내부 갈등을 노출했다. 23일 상임위원회 배치를 둘러싼 의원들의 공개 항의는 급기야 원내대표와의 신체 접촉으로 이어졌고,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위원 사퇴와 정족수 미달로 사실상 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에 놓였다. 국정을 책임지는 제1야당(또는 당시 원내 제1당의 위치에 따라)의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이 적지 않다.
상임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전문성과 정책 역량을 발휘하는 핵심 무대다. 희망하지 않은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불만이 공개적인 고성과 몸싸움으로 이어졌다면 이는 개인의 불만을 넘어 당의 리더십과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내부 문제를 더 키우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문제의 본질은 덮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상임위 배치 기준이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다면 이 같은 갈등이 공개적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은 낮았을 것이다. 당 지도부는 절차의 투명성과 소통 과정에 부족함은 없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앙윤리위원회의 파행이다. 윤리위원 사퇴를 둘러싸고 '실명 공개 부담'이라는 공식 설명과 '위원장과의 내부 갈등'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윤리위의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위원장이 정식 의결 없이 특정 입장을 발표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윤리기구 운영 원칙과 절차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지도부는 객관적인 설명을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
현재 윤리위는 위원 사퇴와 회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접수된 징계 안건이 한 달 넘게 처리되지 못하는 현실은 당의 자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리기구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는 순간, 당의 도덕성과 공정성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그 중심에는 말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 『명심보감』은 이를 오래전부터 경고했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솜처럼 따뜻하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가시처럼 날카롭다. 한마디의 좋은 말은 천금의 가치가 있지만, 사람을 상하게 하는 한마디는 칼로 베는 것과 같은 고통을 준다."
利人之言煖如綿絮, 傷人之語利如荊棘. 一言半句重値千金, 一語傷人痛如刀割.
오늘날 이 가르침은 정치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상대를 공격하는 말, 동료를 향한 비난, 절차보다 감정을 앞세운 언행은 결국 국민의 정치 혐오만 키울 뿐이다. 국회는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토론하고 합의하는 공간이다.
국민의힘은 지금 계파 갈등과 조직 운영의 혼선을 외부 탓으로 돌릴 상황이 아니다. 상임위 배치의 공정성, 윤리위원회의 독립성, 지도부의 소통 능력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내부 갈등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정당의 경쟁력은 상대를 향한 날 선 공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 문제를 얼마나 공정하고 성숙하게 해결하느냐에서 결정된다. 국민은 화려한 구호보다 책임 있는 정치와 품격 있는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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