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행사는 많지만, 투자 성공 사례는 왜 적은가
부산·울산·경남이 지난 23일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지역 관광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공동 투자설명회(IR)인 ‘7월 BUG's DAY in 경남 LOCAL LINK DAY’를 개최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부산·울산·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부산·울산·경남 관광기업지원센터가 협력해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고 광역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시도는 늦었지만 올바른 방향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진정한 성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한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행사가 끝난 뒤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기업은 얼마나 될 것인가.'
그동안 지방에서는 수많은 투자설명회와 창업 포럼, 네트워킹 행사가 열려 왔다. 발표는 화려했고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을 설명했지만, 정작 투자 계약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기대만큼 많지 않았다. 행사 자체가 목적이 되고, 실질적인 투자 성과는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 관광기업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투자자와 만날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구조적 문제다. 국내 벤처캐피털과 투자기관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는 현실에서 지방 기업은 우수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금 조달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
더욱이 관광산업은 제조업이나 IT처럼 빠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다. 지역 문화와 관광자원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만큼 사업 확장성과 수익 모델을 투자자에게 설득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결국 지방 관광기업은 '좋은 콘텐츠는 있지만 투자받기 어려운 산업'이라는 이중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이번 부울경 공동 IR의 의미는 바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데 있다. 부산·울산·경남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대신 하나의 시장으로 협력한다면 투자자 풀도 넓어지고 기업 간 협업 기회도 훨씬 커질 수 있다. 지역을 넘어 광역 경제권을 기반으로 관광산업을 키우겠다는 접근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광역 협력이 단순한 공동 행사 개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IR 이후'다. 투자 검토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는지, 후속 멘토링은 진행됐는지, 판로 개척과 해외 진출까지 연결됐는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성과를 발표하는 것보다 성과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
또한 지방 관광기업도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에만 머무는 사업 모델로는 투자자의 관심을 얻기 어렵다. 지역의 특색은 살리되 다른 지역과 해외에서도 적용 가능한 콘텐츠와 서비스로 확장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역성을 경쟁력으로 만들되, 시장은 전국과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
관광은 이제 단순한 여행 산업이 아니다. 콘텐츠와 문화, 디지털 기술이 결합한 미래 성장산업이다. 경남의 관광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일회성 지원사업보다 민간 투자와 사업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부울경 협력은 이제 출발선에 섰다. 이번 행사가 또 하나의 '행사 실적'으로 끝날지, 지역 관광산업을 바꾸는 실질적인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할지는 앞으로의 후속 지원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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