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우주항공 수도'를 외치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왜 더딘가
우주항공청 개청은 사천시 역사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의 컨트롤타워가 들어서면서 사천은 명실상부한 '우주항공 중심도시'라는 새로운 비전을 얻었다.
그러나 화려한 청사진과 달리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기대와 거리가 있다. 우주항공청이라는 국가기관은 들어섰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도시 기반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인구 감소는 계속되고, 삼천포와 사천읍을 중심으로 한 동지역 경제는 활력을 잃고 있으며, 지역 상권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 전략산업을 품은 도시가 정작 지역경제에는 온기를 불어넣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우주항공청 개청은 출발점일 뿐이다. 진정한 우주항공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기업, 대학, 주거, 문화시설이 함께 성장하는 복합도시가 조성돼야 한다.
하지만 핵심 기반이 될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행정 특례와 재정 지원은 물론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투자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결국 우주항공청만 사천에 있을 뿐 연구기관이나 기업, 핵심 기능이 다른 지역으로 분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사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해 놓고 정작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가 산업정책의 신뢰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특별법 처리를 더 이상 정치 일정에 묶어둘 것이 아니라 국가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신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인구 감소와 동지역 침체…가장 시급한 현실
사천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 감소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와 문화시설을 찾아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떠나고, 지역에는 고령화만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삼천포와 사천읍 등 동지역은 소비 위축과 상권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경제 전반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우주항공산업이라는 미래 성장동력이 있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자동으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첨단산업 종사자들이 지역에 정착하려면 안정적인 주거환경과 교육, 의료, 문화시설은 물론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아이돌봄서비스 확대와 보육 지원 강화 같은 생활밀착형 정책은 출산과 정착을 유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복지만으로는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없다.
청년 창업을 지원할 공유공장과 창업 공간, 우주항공 전문기업이 집적된 산업단지, 그리고 지속적인 민간 투자 유치가 병행될 때 비로소 인구 유입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진주와의 경쟁보다 협력이 지역의 미래다
사천과 진주는 오랫동안 경쟁 관계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지방도시끼리 경쟁만 하는 것은 결국 모두가 약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최근 양 도시가 추진하는 '경제동행시티' 구상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다.
생활폐기물 광역소각시설 공동 구축과 국도 33호선 우회도로 건설 등 광역 인프라를 함께 추진하면 예산 절감과 행정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특히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는 상황에서 환경시설을 개별 지자체가 모두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한다.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공동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광역 교통망과 산업벨트, 관광자원까지 연계한다면 진주와 사천은 서부경남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주항공도시는 산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우주항공산업은 사천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산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첨단산업만으로 도시가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사람이 머물고, 기업이 투자하며, 가족이 정착하는 도시가 되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국립창원대학교 사천 우주항공캠퍼스 설립과 위성개발혁신센터,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조성 역시 이러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과제다.
교육과 연구, 산업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지 못하면 우수 인재는 다른 도시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우주항공도시'라는 이름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사천은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우주항공청 개청이라는 역사적 기회를 지역 발전으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우주항공도시'라는 명칭은 상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은 특별법 처리를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하며,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의 관점에서 과감한 재정 지원과 인프라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사천시 역시 우주항공이라는 거대한 담론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시민이 체감하는 일자리, 주거, 교육, 문화, 복지 정책을 함께 완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우주를 향한 기술 경쟁력과 시민의 삶의 질이 함께 성장할 때 비로소 사천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진정한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사천시 #우주항공청 #우주항공복합도시 #우주항공특별법 #사천경제 #삼천포 #인구감소 #지방소멸 #국가균형발전 #진주사천 #경제동행시티 #서부경남 #우주항공산업
전국 주유권, 편의점, 카페 등 10% 할인되는 모바일 쿠폰 '업플러스' 가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