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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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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민선9기 경제정책 56개 과제 발표…'활기찬 민생'은 구호가 아닌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 확대·도민 멤버십카드·지방노동감독관 도입…청사진은 화려하지만 실행력과 재원 마련이 성패를 가른다

기사입력 2026-07-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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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숫자가 좋아졌다고 민생까지 좋아진 것은 아니다


경상남도가 지난 28일 민선9기 도정 목표인 '활기찬 민생'을 내걸고 투자·기업, 민생·소상공인, 일자리·노동복지 등 3대 분야 56개 경제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서부경남 경제자유구역 확대, 첨단산업 투자 유치, 경남도민 멤버십 카드, 지방노동감독관 도입 등 굵직한 정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민선8기의 경제성장 성과를 민생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정책의 가치는 발표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경남도는 경제성장률 전국 4위,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3위, 37조 원이 넘는 투자유치, 45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 역대 최고 고용률 등을 민선8기의 대표 성과로 제시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의미 있는 성과다. 하지만 도민이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는 소비 부진을 호소하고, 청년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며, 중소기업은 인력난과 경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거시지표의 개선이 곧바로 민생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정책의 핵심인 서부경남 경제자유구역 확대 역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진주·사천·통영을 시작으로 남해·하동·고성·산청까지 확대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은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은 지정 자체보다 기업 유치와 투자 실현이 성패를 결정한다. 지정만 해놓고 투자기업을 확보하지 못한 전국의 여러 산업단지가 보여주듯, 행정계획만으로 지역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다.
 
경남 민선9기 경제정책 56개 과제 발표…'활기찬 민생'은 구호가 아닌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삼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전자, 현대위아, 두산에너빌리티 등 대기업 투자계획도 기대를 모으지만, 이는 글로벌 경기와 기업의 투자 전략에 따라 언제든 속도 조절이 가능한 영역이다.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와 중동 정세, 세계 경기 둔화 같은 대외 변수는 지방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요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협약 건수가 아니라 실제 공장 착공과 일자리 창출이다.

'경남도민 멤버십 카드'는 도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정책이다. 교통·문화·공공의료·주차 혜택을 하나로 묶겠다는 구상은 행정 효율성과 생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공공서비스 할인은 결국 예산으로 뒷받침된다. 지속 가능한 재원 확보와 민간 참여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자칫 보여주기식 복지정책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상공인 지원 역시 디지털 전환과 온라인 판로 확대를 중심으로 제시됐지만, 플랫폼 입점 자체가 매출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라이브커머스 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도록 만드는 경쟁력이며, 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사후 매출 관리와 판로 확대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다.

노동 분야에서는 지방노동감독관 제도가 눈에 띈다.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그러나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감독을 제한된 인력으로 수행한다면 현장 대응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행정조직 확대보다 위험도가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민간 전문가와의 협력체계 구축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청년 일자리와 외국인 숙련인력 정책도 단순한 숫자 채우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년이 지역에 남는 이유는 지원금 때문이 아니라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력이 정착하는 이유 역시 비자 제도만이 아니라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 생활 전반의 여건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민선9기 경제정책은 분명 이전보다 규모가 크고 범위도 넓다. 하지만 정책이 많다고 반드시 성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56개 과제가 모두 중요하다는 것은 어느 하나도 집중하기 어렵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책을 계속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핵심 과제를 선택해 끝까지 실행하는 행정이다.

도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다.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골목상권에 손님이 늘며, 청년이 떠나지 않고, 기업이 투자하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변화다. 경제정책의 성공 여부는 성장률이나 투자협약 규모가 아니라 도민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나아졌는가로 판단된다.

'활기찬 민생'은 슬로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철저한 재원 계획, 정책 간 우선순위 설정, 지속적인 성과 평가와 정책 보완이 뒤따를 때 비로소 민선9기의 경제정책은 도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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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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