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와 진주시가 추진하는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는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 재편과 탈석탄 정책에 따른 5개 발전공기업 통합 추진이라는 국가 차원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지역 경쟁의 중심에 섰다. 진주혁신도시 내 기존 한국남동발전 청사 인프라를 활용해 약 1조 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를 노리는 전략은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타당하다. 또한, 남해안권 주요 발전단지와의 지리적 근접성은 전력망 운영의 효율성을 담보하는 핵심 강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충남과 울산 등 타 지역과의 과열 경쟁은 지역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특히 화력발전 폐지지역 노동자 보상과 균형발전 정책 간의 충돌로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만일 통합본사 유치가 무산될 경우 기존 진주혁신도시에 위치한 본사 기능 위축 위험도 현실화한다는 점에서 진주시의 총력전은 불가피하다.
그런 가운데, 경남도와 진주시, LH가 지난 29일 서부청사 중강당 회의실에서 70억 원 규모 지역상생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 체결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과 혁신도시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을 핵심으로 두면서 지역발전과 공공기관 이전의 상생 모델을 모색한다. 그린바이오산업에 12년간 60억 원을 투입하고, 문화도서관 건립에 10억 원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전문인력 양성 및 산업 생태계 조성,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분산 지원 방식과 재원 규모의 한계는 산업 성장 동력으로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LH 기금을 마중물로 활용해 중앙정부 공모사업과 민간투자 유치, 초기 집중 투자로 인프라 조기 구축과 단기 성과 도출을 병행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또한, 문화도서관 등 정주환경 관련 사업의 예정보다 조속한 완공과 내실 운영도 주민 체감 효과를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제다.
그래도 이번 LH의 70억 원은 작지만 의미 있는 시작이다. 그러나 이 기금이 장기간 분산 지원에 그친다면 지역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사업 초기 투자 집중, 중앙정부 공모사업 연계, 민간기업 유치 등을 통해 사업 규모와 속도를 높여야 한다.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와 LH 지역상생기금은 서로 다른 사업이 아니다. 하나는 혁신도시에 산업과 일자리를 채우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그곳에 사람과 삶을 머물게 하는 일이다. 통합본사가 성장의 엔진이라면, 지역상생기금은 혁신도시의 기반을 다지는 연료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남과 진주는 이제 유치 경쟁을 넘어 통합본사와 에너지 산업, 그린바이오, 문화·정주환경을 연결하는 장기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기존 한국남동발전 인프라를 활용해 국가 예산을 절감하고, 그 재원을 화력발전 폐지 지역과 미래산업에 재투자하는 상생 모델을 만든다면 진주의 통합본사 유치 논리는 지역의 요구를 넘어 국가적 해법이 될 수 있다.
진주혁신도시의 미래는 건물 하나를 더 짓는 데 있지 않다. 이미 갖춘 기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산업·일자리·정주환경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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