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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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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부른 ‘한 번만 더’… 인터넷 과의존은 일상을 잠식한다

온라인 사용 욕구, 쾌감과 스트레스 해소가 반복되면 관계·일·삶의 균형까지 무너질 수 있다

기사입력 2026-07-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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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힘드니 게임을 조금만 하자.”

“기분이 답답하니 SNS를 잠깐만 보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영상을 몇 개만 더 보자.”

인터넷 사용은 이제 일상이다. 일하고, 배우고, 소통하고, 소비하는 대부분의 활동이 온라인과 연결돼 있다. 문제는 인터넷을 얼마나 오래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왜 접속했고, 무엇을 얻었으며, 그 사용이 현실의 삶을 얼마나 밀어냈느냐​에 있다.

최근 대규모 연구는 인터넷 문제 사용(Problematic Usage of the Internet·PUI)이 단순한 의지 부족이나 사용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 사용 욕구, 반복적 보상과 습관이 연결된 복합적인 과정임을 보여준다.

최근 한 연구진은 게임, 온라인 음란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쇼핑 등을 이용하는 900명을 대상으로 14일간 매일 생활 상태와 인터넷 사용을 추적했다. 분석 결과, 인터넷 문제 사용의 정도가 심할수록 일상생활의 중요한 영역을 더 많이 소홀히 했고, 사용 시간은 길어졌으며, 스트레스는 높고 기분은 더 나쁜 경향을 보였다.

특히 매일의 인터넷 사용을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유혹’ 또는 ‘사용하고 싶은 강한 욕구’였다.

이 결과는 인터넷 문제 사용이 단순히 “재미있어서 오래 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가라앉으면 온라인 활동을 통해 잠시 즐거움을 얻거나 불편한 감정을 잊으려 한다. 게임에서는 성취감과 몰입을, SNS에서는 관심과 연결감을, 쇼핑에서는 즉각적인 만족을, 영상과 콘텐츠에서는 현실로부터의 일시적인 도피를 경험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부른 ‘한 번만 더’… 인터넷 과의존은 일상을 잠식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뇌와 행동이 특정한 방식으로 학습된다는 데 있다.

‘힘들다 → 인터넷을 사용한다 → 기분이 잠시 나아진다’는 경험이 반복되면, 스트레스나 불안은 인터넷 사용을 부르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 접속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즐거움보다 불편한 감정을 피하거나 해소하기 위해 접속하는 비중이 커질 수 있다.

그 결과 사용은 점차 습관화되고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조금만 더”라는 생각은 예상보다 긴 사용으로 이어지고, 잠을 줄이며, 업무와 학업을 미루고, 가족과 친구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터넷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거나 모든 장시간 사용을 중독으로 낙인찍는 것이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은 필수적인 생활 기반이다. 업무와 교육, 금융과 행정, 정보와 소통이 모두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현실에서 단순 사용 시간만으로 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진짜 기준은 통제력과 삶의 기능이다.

사용 시간을 줄이려고 해도 반복적으로 실패하는가. 인터넷 사용 때문에 수면과 건강이 무너지는가. 가족과 친구, 학업과 업무가 뒷전으로 밀리는가. 부정적인 결과를 알면서도 사용을 멈추기 어려운가.

이 질문에 반복해서 ‘그렇다’고 답한다면 단순한 취미나 습관을 넘어 문제 사용의 신호일 수 있다.

대책도 단순히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라”는 훈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인터넷 사용을 줄이기 전에 왜 인터넷을 찾게 되는지 살펴야 한다. 스트레스와 외로움, 불안과 우울한 기분, 관계 갈등, 현실의 부담이 온라인 사용의 출발점이라면 감정과 생활환경을 함께 다뤄야 한다.

개인에게는 사용 시간 제한과 알림 차단, 취침 전 디지털 기기 분리, 운동과 대면 활동 같은 대체 행동이 필요하다. 학교와 직장에서는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건강 상담과 예방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도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무조건 늘리는 구조를 넘어 건강한 이용을 지원하는 책임을 고민해야 한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편리함을 준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피하는 유일한 통로가 되는 순간, 그 편리함은 삶을 통제하는 습관으로 바뀔 수 있다.

인터넷 문제 사용의 시작은 화면을 오래 보는 데 있지 않을 수 있다. 현실의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화면을 찾고, 화면에서 얻은 잠깐의 위안이 다시 더 강한 사용 욕구를 부르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인터넷을 무조건 끊으라는 요구가 아니다.

온라인에서 잠시 쉬는 것과 온라인에 의존해 현실을 피하는 것의 차이를 인식하고, 화면 밖에서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삶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인터넷을 통제하는 힘은 단순한 절제가 아니라, 인터넷 없이도 삶을 견딜 수 있는 건강한 일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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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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