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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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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국립의대, 목포·순천의 ‘반목 정치’에 발목 잡히나… 갈등 조정 대신 지역표 경쟁 나선 정치권

동부권은 의대·대학병원 동시 설치, 서부권은 목포대 의대 고수… 국회의원들 “중재자 아닌 갈등의 당사자” 비판

기사입력 2026-07-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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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둘러싼 목포대와 순천대의 갈등이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역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정부와 대학 사이의 합의안을 만들어야 할 정치권마저 지역별 요구를 앞세우며 대립 구도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의과대학은 특정 지역의 정치적 성과나 선거 공약을 위한 ‘유치 대상’이 아니다. 전남의 의료 취약성을 해소하고, 지역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공공 인프라다. 그러나 지금의 논의는 전남 전체의 의료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보다 ‘의대는 어디에 둘 것인가’를 둘러싼 지역 간 주도권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

전남·광주 동부권 국회의원들은 동부권 공동생활권에 가칭 ‘공공혁신지구’를 조성하고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함께 설립해야 한다고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요구했다. 이들은 동부권에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이 부족하고 국가산단과 항만, 섬 지역이 밀집해 중증·응급의료 수요가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목포를 지역구로 둔 서부권 정치권은 목포대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설립을 중심으로 한 기존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 같은 정당 소속 의원들이지만 지역구에 따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전남 국립의대 논의는 정책적 협의보다 동·서부권의 정치적 대결처럼 비치고 있다.

지역의 의료 현실과 주민의 요구를 대변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지역의 요구를 전달하는 것과 지역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회의원은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는 지역 간 이견을 조정하고, 대학과 지자체가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들며, 국립의대 설립 자체가 무산되지 않도록 정치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치권의 모습은 중재자보다 ‘지역 대표 선수’에 가깝다. 동부권 의원은 동부권의 의대와 대학병원을, 서부권 의원은 목포대 의대를 각각 강조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기대와 불안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데는 적극적이지만, 서로 마주 앉아 해법을 만들었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가장 큰 피해자는 목포도, 순천도 아닌 전남 전체가 될 수 있다.
 
전남 국립의대, 목포·순천의 ‘반목 정치’에 발목 잡히나… 갈등 조정 대신 지역표 경쟁 나선 정치권

목포대와 순천대는 국립의대 설립을 위해 대학 통합과 의대·대학병원 입지, 통합대학 본부 위치 등을 논의해 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이 각자의 명분만 앞세우며 협상이 장기화하면 정부의 승인과 개교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의대 설립은 지역 간 경쟁에서 이긴 쪽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의대 교육과 대학병원, 임상실습과 연구, 응급·중증의료 기능을 전남의 의료 수요와 접근성을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의과대학의 교육 기능과 대학병원의 진료 기능을 단계적으로 분산하거나, 동·서부권의 의료 수요를 함께 반영하는 복수 거점 체계를 검토할 수도 있다. 통합대학 본부와 의대 캠퍼스의 위치를 교차 배치하는 방안도 지역 간 신뢰를 바탕으로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지역 정치인이 더 큰 성과를 내세우느냐가 아니다. 전남 도민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정치권이 지역표를 의식해 각자의 지역 요구만 외치고, 상대 지역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머문다면 갈등은 깊어지고 합의의 문은 더 좁아질 것이다. 의대 유치가 무산될 경우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회의원은 갈등의 확성기가 아니라 해결의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 지역의 요구를 대변하되, 지역 간 반목을 줄이고 전남 전체의 미래를 위한 공통 해법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목포와 순천이 서로 이기려다 전남 국립의대 자체를 놓친다면, 그 책임은 대학이나 지자체에만 물을 수 없다. 갈등을 조정할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정치권이 오히려 반목을 키웠다면, 결국 지역민의 기대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소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정치권은 지역별 기자회견과 유치 경쟁을 넘어야 한다. 동·서부권 국회의원들이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부·전남광주통합특별시·대학·의료계와 함께 객관적인 의료 수요와 접근성, 교육·연구 역량을 기준으로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남 국립의대는 정치인의 ‘배지 성과’가 아니라 전남 도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공공의료 기반이다.

정치가 갈등을 키우면 의대는 멀어지고, 정치가 해법을 만들면 전남의 의료 미래는 가까워진다.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지역 대결이 아니라 책임 있는 조정과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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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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