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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3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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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SMR 혁신제조 3대 과제 선정… ‘글로벌 메카’ 선언, 지역 산업 생태계 성과로 증명해야

2,569억 원 투입해 제작 기간 14개월→3개월 단축… 대기업 편중·1,559억 민간 부담·안전성과 주민 수용성은 과제

기사입력 2026-07-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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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가 민선 9기 핵심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제조·검사 원스톱 거점 구축’의 핵심 기술개발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SMR 혁신제조 기술개발 사업 공모에서 도내 원전기업과 연구기관이 3개 세부 과제 모두에 최종 선정된 것이다.

이번 사업은 총사업비 2,569억 원(국비 1,010억 원, 민간 1,559억 원)을 투입해 SMR 제작 기간을 기존 14개월에서 3개월로 80%가량 단축하는 제조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초대형 PM-HIP 설비 국산화와 전자빔 용접 시스템 개발, 금속 적층 제조 기술 및 부품 개발은 SMR의 제작 비용과 생산 기간을 줄여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경남의 원전 제조기업과 연구기관이 3개 과제를 모두 주도하게 된 것은 경남이 국내 원전 제조산업의 핵심 기반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그러나 ‘3개 과제 전 분야 선정’이라는 성과만으로 경남이 글로벌 SMR 산업의 중심지가 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기술개발 과제 선정은 출발점일 뿐이며,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SMR 생산과 수출, 지역 기업의 매출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산업적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이 대기업 중심의 기술개발 구조로 굳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4m급 PM-HIP 설비 구축과 SMR 제조 기술개발은 국내 원전 주기기 제작 역량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가 맡는다.

대기업의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필수적이다.
 
경남 SMR 혁신제조 3대 과제 선정… ‘글로벌 메카’ 선언, 지역 산업 생태계 성과로 증명해야

하지만 핵심 장비와 대규모 예산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지역 중소·중견 원전기업이 단순 부품 납품이나 하청 역할에 머문다면 ‘경남 SMR 산업 생태계 고도화’라는 정책 목표는 반쪽에 그칠 수 있다.

경남도는 대기업의 연구시설과 시험·검증 인프라를 지역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 이전과 공동 연구, 성과 공유를 제도화해야 한다.

국책사업의 성과가 일부 기업의 기술 자산으로만 남지 않고 도내 원전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구체적인 상생 구조가 필요하다.

총사업비 가운데 민간 투자 비중이 1,559억 원에 이르는 점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정부 예산 1,010억 원보다 민간 부담이 더 큰 구조인 만큼, 장기간의 기술개발 과정에서 경기 침체나 원전산업 투자 환경 변화가 발생할 경우 민간 투자 이행이 지연되거나 사업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경남도는 민간기업의 투자 의지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정책금융과 저금리 자금, 연구개발 바우처, 세제 지원 등을 연계해 사업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기술개발과 실증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별도의 금융·보증 지원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SMR 산업의 미래를 논할 때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도 빼놓을 수 없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규모를 줄이고 모듈화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낮추는 차세대 원전 기술이지만, ‘소형’이라는 이름이 안전성 논란까지 작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향후 실증시설이나 상용화 시설의 입지가 구체화될 경우 방사선 안전성과 사용후핵연료 처리, 지역 환경 영향 등을 둘러싼 주민 우려와 입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기술개발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과 전문가, 지자체가 참여하는 상시 협의체를 운영해야 한다.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주민에게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으로는 사회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

경남이 진정한 글로벌 SMR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려면 기술개발과 제조혁신뿐 아니라 안전성과 투명성, 지역 상생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SMR 제작 기간을 14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는 기술은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도전이다.

그러나 제작 기간만 줄이고 지역 기업의 참여 기회와 기술 확산, 안전성 검증, 주민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경제성만 강조한 산업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3대 과제 선정은 경남 원전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정 자체가 아니라 성과의 확산이다.

경남도는 사업 과정과 투자 이행 상황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SMR 제작과 실증, 국내외 수주,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글로벌 SMR 산업 메카’라는 명칭은 공모 선정 결과로 완성되지 않는다.

경남의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과 일감을 확보하고, 지역의 산업 생태계가 성장하며, 도민이 안전성을 신뢰할 때 비로소 그 가치는 증명될 수 있다.

경남 SMR 산업의 성공 기준은 몇 개의 과제를 확보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지역 기업이 성장하고 얼마나 지속 가능한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었는가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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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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