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 지역혁신클러스터 육성사업 2기가 항공부품·소재 분야 기술개발과 기업지원을 통해 사업화 매출 282억5천만 원과 신규고용 142.8명이라는 성과를 내며 마무리됐다. 항공부품·소재 분야 기술개발과 기업 지원을 통해 국산화, 해외 인증, 공급계약 등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항공 표면처리 기술을 국산화하고 국제 항공우주 품질인증을 획득한 사례는 지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실제 시장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개발 지원이 논문과 특허에 머무르지 않고 매출과 고용으로 연결됐다는 점도 사업의 의미를 높인다.
참고로 지역혁신클러스터 육성사업은 산업통상부와 경상남도가 지역혁신융복합단지를 중심으로 지역 특화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기를,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2기(시도별)를 추진했으며, 2026년부터는 2기(권역별)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성과 수치만으로 사업의 성공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경남도는 올해부터 부산의 해양ICT, 울산의 전력구동모빌리티 산업을 연계한 동남권 지역혁신클러스터 육성사업을 추진한다. 문제는 부울경 산업 연계가 아직 구체적인 공동 사업과 상용화 모델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산업 간 협력은 단순한 업무협약이나 공동회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항공·해양ICT·모빌리티 기술을 결합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것인지, 어느 기업이 참여하고 어떤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에 대한 실행계획이 뒤따라야 한다.
현재의 광역 연계 구상은 방향은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결과물과 사업화 경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자칫 각 시·도의 기존 지원사업을 느슨하게 연결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초광역 협력’이라는 이름만 커지고 실질적인 산업 융합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참여 기업 간 성과 편차도 점검해야 할 과제다. 일부 기업은 기술 국산화와 대규모 공급계약, 신규 채용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모든 참여 기업이 같은 수준의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사업비 투입 규모에 비해 사업화 성과가 미흡한 과제와 기업이 있다면 원인을 분석하고 지원 방식도 과감히 조정해야 한다.
향후 사업은 특허 건수나 지원 횟수보다 매출, 수출, 신규 고용, 기술 국산화, 민간 투자 등 실질적인 산업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성과가 부진한 기업과 과제에는 다음 사업 선정 시 감점 등 책임성 있는 평가 장치를 적용하고, 우수 기업에는 후속 투자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집중 지원하는 차별화도 필요하다.
경남 항공산업의 경쟁력은 연구개발 지원 규모가 아니라 기술이 실제 제품이 되고, 제품이 시장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증명된다.
282억 원의 사업화 매출은 출발점으로 의미가 있다. 이제 경남도는 그 성과를 반복하는 데 그치지 말고, 부산·울산과의 산업 융합을 통해 새로운 공동 제품과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
광역 연계가 선언에 머물 것인지, 동남권 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인지는 앞으로 제시될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과 성과 중심의 사업 관리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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