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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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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앵커사업 4만5천 명 성과…대학을 ‘산업 인력공급소’로 만들지 말아야

취·창업·기술이전 성과 긍정적…기초학문 위축·대학 간 양극화·지자체 중심 행정은 개선해야

기사입력 2026-08-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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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앵커사업, ‘취업 숫자’보다 대학의 미래를 봐야 한다


경상남도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1차년도 사업이 인재양성 4만5천835명, 취·창업 2천257명, 기술이전 326건, 기술이전 수입료 22억8천만 원의 성과를 거뒀다.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 지방정부를 연결해 교육과 연구를 취업·창업·지역 정주로 이어가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출발이다. 대학 공동연구가 대규모 기업 투자와 국가 인프라 유치로 연결된 사례도 지역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숫자가 곧 정책의 완성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앵커사업이 지역 전략산업의 인력 수요와 취업 성과에 지나치게 매달릴 경우 대학은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연구기관이 아니라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직업훈련소로 축소될 우려가 있다.

미래차·우주항공·방위산업·원전 등 전략산업 육성은 경남의 성장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단기 취업률과 기업 수요만을 중심으로 예산과 사업을 설계한다면 인문사회·예체능·기초과학 등 당장 성과를 수치화하기 어려운 학문 분야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기초학문은 산업정책의 주변부가 아니라 미래 기술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떠받치는 기반이다.
 
경남 앵커사업 4만5천 명 성과…대학을 ‘산업 인력공급소’로 만들지 말아야

대학 간 격차 확대도 경계해야 한다. 연구역량과 특성화 학과를 갖춘 일부 대학에 예산과 과제가 집중되면 지역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은 심화될 수 있다. 거점대학의 성과를 키우는 데 그치지 말고 교육과정, 연구장비, 산학협력 인프라를 도내 대학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유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 중심의 사업 운영 역시 균형이 필요하다. 지방정부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평가와 예산 배분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대학은 자율적인 혁신 주체가 아니라 행정사업의 하위 수행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 대학이 교육과 연구보다 보고서와 평가 대응에 매달리는 구조라면 지역혁신은 이름뿐이다.

경남도는 앞으로 1천170억 원 규모의 앵커사업을 추진하면서 취업 인원과 교육 참여자 수만이 아니라 지역 정주, 기업 성장, 연구 성과, 대학 간 협력, 기초학문 보호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산업과 학문, 성장과 균형, 행정과 자율성을 조화시키는 것이 진정한 지역혁신이다.

경남 앵커사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교육생을 배출했는지에만 달려 있지 않다. 대학이 지역 산업을 지원하면서도 학문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지키고, 모든 대학이 지역혁신의 주체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암튼 성과는 출발점일 뿐이다. 경남 앵커사업이 대학을 지역 성장의 중심으로 세울지, 단기 성과를 위한 인력 공급체계로 만들지는 지금의 정책 설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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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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