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SRT 통합, 경남은 ‘열차 증편’보다 ‘교통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
9월 1일부터 한국철도공사와 SR의 고속철도 통합 운영이 시행되면서 경남 철도 교통의 오랜 숙원이었던 운행 확대와 요금 인하가 현실화된다. 창원과 진주 등 경전선 이용객들은 서울과 수서 접근성이 개선되고, 고속철도 이용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분명 환영할 만한 변화다. 경전선에 하루 6회, 주중 38회·주말 46회 증편이 이뤄지고 전국 증편 물량의 상당 부분이 배정되면서 그동안 제기돼 온 ‘철도 소외 지역’이라는 불편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철도 서비스 개선만으로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문제는 열차가 아니라 열차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창원중앙역, 마산역, 진주역 등 주요 역세권은 이미 출퇴근 시간대 차량 정체와 불편한 환승 구조로 이용객들의 불만이 쌓여 있다. 역 앞 광장과 도로 구조는 과거 규모에 머물러 있고, 버스·택시·승용차가 뒤엉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김해 진영역 등 일부 역은 고속철도 정차 기능에 비해 주변 생활권을 연결하는 대중교통망이 부족하다. 철도 이용객이 역까지 이동하고 다시 목적지로 연결되는 ‘마지막 10㎞’ 교통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증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수도권 접근성 확대가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빨대 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다. 교통이 좋아진다고 지역이 자동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와 교육, 문화 기반이 함께 강화되지 않으면 사람과 소비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
이제 경남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단순히 “열차가 늘었다”고 홍보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고속철도 역세권을 중심으로 환승센터를 구축하고, 지선·순환버스를 확대해 도시와 농촌 생활권을 촘촘하게 연결해야 한다. 철도 유휴부지와 폐역사 등 지역 자산을 활용해 주차장, 문화공간, 교통 거점으로 재탄생시키는 전략도 필요하다.
또한 대규모 행사와 관광 수요가 발생하는 시기에는 코레일과 적극 협력해 임시 열차 운행과 맞춤형 교통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철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지역 경제와 인구 흐름을 바꾸는 성장 기반이다. 그러나 기반시설이 따라오지 않는 철도 혁신은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남이 진정한 교통 수혜 지역으로 도약하려면 ‘열차를 더 많이 운행하는 시대’를 넘어 ‘철도를 지역 성장으로 연결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고속철도 통합 운영은 기회다. 이제 그 기회를 지역 발전으로 바꾸는 책임은 경남 행정과 지역사회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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