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도시도, 남해안 발전도 법이 막고 있다
경상남도가 지난 6일 다시 국회를 찾았다.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과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방문한 것이다. 단순한 지역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호소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경쟁력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입법을 촉구하는 절박한 메시지다.
정부는 이미 '남해안 우주항공 산업벨트' 구축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다. 사천을 중심으로 진주와 전남 고흥을 연결하는 우주항공 클러스터를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실현할 법적 기반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비전만 있고 실행 수단이 없다면 국가 전략은 선언에 그칠 뿐이다.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출범했지만 연구기관과 기업, 주거와 교육, 교통 인프라를 갖춘 자족형 복합도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특별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예산과 행정 권한, 각종 특례를 확보하기 어렵고 결국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는 이미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은 물론 민간기업까지 국가 차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우리만 법안 심사와 절차를 반복하며 시간을 허비할 여유는 없다.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남해안은 해양관광과 조선, 우주항공, 방위산업이 집적된 국가 전략 거점이다. 하지만 보전산지와 국립공원, 수산자원보호구역 등 수십 년간 누적된 중첩 규제가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투자 의지가 있어도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는 현실에서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환경 보전은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개발을 원천적으로 막는 규제가 과연 국가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대 변화에 맞는 합리적 규제 개선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례 없이는 남해안의 성장 잠재력은 계속 묶여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특별법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나 특별회계 설치, 각종 특례 조항은 재정 건전성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입법 자체를 지연시키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보완은 심의 과정에서 가능하지만, 시간을 잃으면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특별법이 특정 지역만을 위한 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남과 부산, 전남·광주가 함께 추진하는 초광역 협력 사업이며, 영호남 상생과 국가균형발전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입법이다.
수도권 집중은 갈수록 심화되고, 지방은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성장축을 다변화하려면 남해안이라는 새로운 경제축을 키우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회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입법 지연은 곧 국가 경쟁력의 지연이다.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과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은 특정 지역의 요구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을 완성하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다.
국가가 약속한 비전이라면 이제는 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국회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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