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공항 국제화, 지역 사업 아닌 대한민국 미래산업 관문으로 봐야 한다
사천시와 하동군이 지난 10일 오후 3시 사천시청 시장실에서 박동식 사천시장과 김현수 하동군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천공항 확장과 CIQ(세관·출입국·검역) 시설 설치를 정부의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공동 건의하기로 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히 지방공항 하나를 키우자는 요구가 아니다. 우주항공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침체된 남해안 관광을 세계 시장과 연결하기 위한 미래 인프라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천은 이제 더 이상 작은 지방도시가 아니다.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기업 관계자와 해외 기술진, 투자자들의 방문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제선 기능이 없는 공항은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항공 제조와 MRO(항공정비) 산업은 국제적 인력 이동이 필수다. 해외 기술진과 승무원들이 입출국 과정에서 김해공항 등 다른 지역을 거쳐야 하는 현실은 시간과 비용 낭비를 초래한다. 우주항공산업이 세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업 현장과 가까운 국제 접근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하동군 역시 이번 사업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축이다. 하동은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안 관광자원을 품은 지역이지만 해외 관광객 유치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김해공항이나 다른 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 뒤 장시간 육로 이동을 해야 하는 구조는 남해안 관광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사천공항에 국제선 기능이 더해진다면 이는 사천만의 혜택이 아니다. 하동을 비롯한 남해안권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새로운 관문이 될 수 있다.
물론 현실적인 과제도 존재한다. 지방공항 확장 사업에서 가장 큰 기준은 경제성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용객 규모와 투자 대비 효과를 따질 수밖에 없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국제공항 기능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사천공항의 필요성을 설득하려면 단순한 여객 수요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천공항을 일반 관광공항이 아니라 우주항공·방산·관광이 결합된 미래형 복합공항으로 바라봐야 한다. 우주항공청 관련 국제 업무 수요, 항공 MRO 산업, 기업 투자 방문, 남해안 관광객 유입 효과 등을 하나의 경제 논리로 묶어 국가 차원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처음부터 대규모 시설 투자를 요구하기보다 단계적인 접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제 전세기와 비즈니스 항공 수요부터 대응할 수 있는 탄력적 CIQ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실제 수요가 확인되면 상설 국제시설로 확대하는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사천시와 하동군의 공동 건의는 우주항공산업 중심지 도약(사천)과 남해안 관광 활성화(하동)라는 두 지자체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추진된 사안이지만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남해군을 비롯한 인근 지자체와도 연대해 남해안 전체의 항공 접근성을 높이는 광역 전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공항은 단순히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간이 아니다. 기업과 사람이 모이고, 관광과 산업을 연결하는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다. 정부는 사천공항 문제를 지방공항 하나의 투자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우주항공 시대와 남해안 글로벌 관광벨트를 연결하는 미래 인프라 사업으로 판단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사천공항의 하늘길 확대가 경남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결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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