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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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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억 산림예산 심의 중 하동군산림조합과 식사…하동군의회, 군민 눈높이부터 돌아봐야

“간담회였을 뿐”이라는 해명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대납 후 사후 정산은 의혹만 키워,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해야

기사입력 2026-08-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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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의회가 지난 4일 오후 하동군 고전면 전도리 소재 한 한우음식점에서 약 44억 원 규모의 산림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는 기간에 해당 사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하동군산림조합 관계자들과 식사 자리를 가진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더욱이 식사비 약 170만 원을 산림조합 측이 먼저 전액 결제했다가 논란이 불거진 뒤 참석 의원들이 이틀 후 비용을 계좌이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핵심은 식사비를 나중에 돌려줬느냐가 아니다. 왜 하필 예산 심의 기간에, 예산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과 그런 자리를 가졌느냐​는 것이다.

의회는 집행부와 각종 사업기관을 감시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곳이다. 특히 예산 심의는 의원 개인의 친분이나 관행보다 공정성과 독립성이 우선돼야 한다. 그런 의회가 예산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와 회기 중 식사를 했다면, 실제 청탁이나 거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군민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해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사후 정산'이다.

처음부터 의원들이 각자 부담하는 자리였다면 식사비를 현장에서 각자 계산하는 것이 가장 깔끔했다. 그런데 상대 기관이 비용을 먼저 부담하고, 논란이 된 뒤에야 의원들이 돈을 송금했다면 이는 공직자의 처신으로서 적절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는지와 별개로, 공직 윤리에 부합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새로 구성된 의회와의 의례적인 인사 자리였다'는 해명도 설득력이 충분하지 않다. 인사가 필요했다면 왜 예산 심의 기간이어야 했는가. 왜 하필 예산과 사업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과 식사를 해야 했는가. 그리고 왜 식사비는 사후에 정산됐는가.
 
44억 산림예산 심의 중 하동군산림조합과 식사…하동군의회, 군민 눈높이부터 돌아봐야

이 세 가지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더구나 2027년 3월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이 조합장 선거와 관련된 사전 선거운동이나 입지 다지기 성격이었는지도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제기된 의혹만으로 선거운동이나 로비였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된 만큼 관련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확인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책임이다.

하동군의회가 정말 떳떳하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실을 공개하면 된다. 참석자 명단과 간담회 개최 경위, 당시 논의 내용, 식사비 결제 과정과 의원별 사후 정산 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기관의 객관적인 판단도 받아야 한다.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 역시 법률 전문가와 관계기관의 판단을 통해 명확히 가려야 한다. '나중에 돈을 냈으니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식사 한 끼의 문제가 아니다. 44억 원이라는 막대한 군민 혈세가 걸린 예산 심의의 신뢰 문제다.

의원들이 사적인 자리에서는 누구를 만나든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예산과 사업을 심의하는 공적인 위치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 심의 대상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과의 접촉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하동군의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회기 중 이해관계 기관과의 사적 만남과 식사 제공을 제한하는 구체적인 행동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공식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면 의회 내 공개된 장소에서 회의록을 남기고, 비용 역시 처음부터 각자 부담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군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의회에서 가장 비싼 것은 170만 원짜리 식사비가 아니다. 군민의 신뢰를 잃는 것이다.

하동군의회가 이번 논란을 단순한 '오해'로 치부한다면 의회 스스로 군민의 의심을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다. 반대로 사실관계를 낱낱이 공개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책임 있게 바로잡는다면 이번 사태는 지방의회의 윤리 기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가 없었다'는 해명이 아니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절제와 원칙이다.

하동군의회와 하동군산림조합은 이제 군민 앞에 답해야 한다. 누가, 왜 만났으며, 무엇을 논의했고, 누가 비용을 부담했으며, 왜 뒤늦게 정산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관계기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청탁금지법 및 이해충돌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예산 심의의 공정성은 의회의 신뢰와 직결된다. 44억 원의 예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민이 의회를 믿을 수 있느냐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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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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