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위기는 기다려주지 않는다…경남교육청, 교육복지 사각지대부터 없애라
학생의 위기는 성적표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에서 시작해 가족 갈등, 심리·정서적 불안, 학습 부진, 학교 부적응으로 번지는 복합적인 위기는 어느 한 가지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경상남도교육청이 지난 7일 이순신리더십국제센터에서 교육복지사 133명을 대상으로 ‘2026년도 하반기 교육복지사 직무연수’를 개최하며 사례 관리와 기록 중심의 직무연수를 실시한 것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현장에서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과 지원계획을 세우며, 학교와 가정·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교육복지사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복지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복지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복지 사각지대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학교에 없어서가 아니라, 발견하고 연결할 전문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지원이 늦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경남교육청은 교육복지사가 없는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지원청의 ‘교육복지안전망’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안전망이라는 이름만으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위기에 놓인 학생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고,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하며, 필요한 지역자원과 얼마나 신속하게 연결하느냐가 핵심이다.
특히 학생의 복합위기를 단순히 경제적 지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학용품이나 급식비 지원만으로 가족 갈등과 정서적 불안, 학습 부진과 학교 부적응이 해결될 리 없다. 학생 한 명의 문제를 하나의 사례로 보고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번 연수가 사례 관리와 기록 실습에 초점을 맞춘 것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 학생의 어려움을 발견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무엇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그 결과 학생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다음 지원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교육복지는 ‘도왔다’는 실적을 쌓는 행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생의 삶이 실제로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책임행정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경남교육청은 교육복지사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학교·교육지원청·지자체·복지기관·상담기관 등이 참여하는 통합 사례관리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교육복지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일수록 교육지원청의 개입과 지원은 더 빨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위기 학생은 스스로 “도와달라”고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가 먼저 신호를 찾아야 하고, 교사가 발견하면 교육복지와 상담·복지체계가 즉시 움직여야 한다.
한 명의 학생을 놓치는 것은 단순한 행정 누락이 아니라 한 아이의 교육권과 미래를 놓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남교육청이 이번 연수를 일회성 교육행사로 끝내지 않기를 바란다. 교육복지사 133명의 전문성을 학교 현장에 확산하고, 미배치교까지 빈틈없이 연결하며, 사례관리의 시작부터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교육복지는 어려운 학생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모든 학생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국가와 교육기관이 책임져야 할 교육의 기본 안전망이다.
경남교육청이 진정으로 ‘아이들의 교육권’을 말한다면 답은 분명하다.
복지 사각지대가 사라질 때까지 찾아가고, 연결하고, 끝까지 관리해야 한다. 아이의 위기는 교육행정의 속도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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