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수협 200억 대출 무단 이관 의혹…조합원 돈으로 무엇을 했나
사천수협 전·현직 임직원 7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혐의의 핵심은 무겁다. 200억 원 규모의 선박 담보대출 15건을 적법한 채권 양도·양수 절차 없이 다른 수협으로 넘겼다는 업무상 배임 의혹이다.
문제가 사실이라면 단순한 행정착오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은 조합의 중요한 수익원이고, 그 수익은 결국 조합원들의 공동재산과 직결된다. 정상적인 절차 없이 수익원을 다른 조합으로 넘겼다면, 누가 어떤 판단으로 이를 결정했고 조합에 어떤 손실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조합원 자격을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어선 한 척의 소유권을 여러 명에게 나누는 방식으로 어업인 자격을 갖춘 것처럼 만들어 신규 조합원을 가입시켰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에서 조합원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다. 의결권을 행사하고 조합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주체다. 따라서 조합원 자격을 편법으로 늘렸다는 의혹은 곧 조합 민주주의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는지 여부로 이어지는 문제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조합원 20여 명의 진정에서 시작됐다. 내부에서 제기된 문제 제기가 수사기관의 수사로 이어지고 전·현직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는 사실 자체가 사천수협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되묻게 한다.
물론 검찰 송치는 유죄 확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최종적인 법적 책임은 재판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업무상 배임과 공전자기록 부실기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넘긴 만큼, 이제는 검찰이 대출 이관의 결정 과정과 실제 손해 규모, 조합원 가입 과정의 조직적 개입 여부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사천수협 역시 책임을 외부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조합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조직이라면 임직원의 판단을 견제할 내부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어야 한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200억 원이라는 숫자에만 있지 않다.
조합원의 공동재산을 누가, 어떤 절차로, 누구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느냐가 핵심이다.
수협은 조합원의 신뢰가 무너지면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린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사천수협은 대출채권 이관 전 과정을 공개적으로 점검하고, 조합원 자격 심사와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번 사건이 개인 몇 명의 일탈을 처벌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200억 원 규모의 대출채권이 어떻게 정상적인 통제를 벗어날 수 있었는지, 편법 조합원 가입을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까지 파헤쳐야 한다.
조합원들이 맡긴 것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신뢰다.
그 신뢰를 훼손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 책임은 반드시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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