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소방동원령에도 제주 연수 강행한 경남 기초의회…“군민은 가뭄에 타는데 의원은 제주로?”
경남 전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중,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내려진 중대한 재난 상황에서 김해시의회, 의령군의회가 제주 연수를 강행했다. 이는 단순한 연수 일정 논란을 넘어 지방의회의 책임 윤리와 주민 신뢰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생활·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그토록 절실한 시기에 주민 대표들이 현장을 떠나 먼 제주도로 가는 행위는 주민들의 고통을 무시한 처사일 뿐이다. 위약금 문제 등 예산 집행의 합리성은 부차적이다. 오히려 위약금보다 주민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임에도 연수를 강행한 점은 공직자의 기본 가치마저 훼손했다.
일부는 의정역량 강화를 위한 필수 교육이었다고 해명하지만, 온라인 교육과 지역 내 전문가 초빙 등 대체 수단이 충분히 가능했다. 재난 대응에 집중해야 할 때 관광성 일정까지 포함된 교육이 과연 적절한지 주민의 상식적인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다.
특히 인접한 고성군의회와 산청군의회가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공무국외출장 여비 전액을 반납한 것과 대조적이다. 의회가 주민 편에 서서 어려움을 함께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공직자의 자세가 아닐까.
“위약금 때문에 갔다”는 해명보다 중요한 것은 재난 앞에서의 책임과 공직자의 상식이다
지방의회는 주민 세금을 관리하고 집행부 견제뿐 아니라 재난 상황에서 주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최일선이다. 국가소방동원령 상황에서 의원들이 자리를 비운 모습은 책임 의식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다.
의정 역량 강화는 중요하지만, 주민의 생존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 공직자는 국민 세금으로 움직이며, 국민이 고통받는 순간 그 고통을 함께 하려는 태도와 상징적 책임을 보여야 한다.
이번 제주 연수 논란은 ‘외유성 관광’ 논란 너머 지방의회 윤리 기준, 재난 대응 체계, 예산 집행 원칙 재정립의 계기여야 한다. 앞으로 국가동원령·재난경보 발령 시 관외 연수 여부를 의무 재심의하도록 제도화하고, 계약 조건에 재난 상황 대응 조항을 포함하는 등 현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주민들에게는 투명한 교육 목적과 비용, 참가자 정보를 공개하고, ‘왜 지금 이 연수가 필요한가’에 대해 답할 책임이 지방의회에 있다.
가뭄과 폭염 속 수백만 원의 연수 예산이 아깝다는 변명보다, 주민의 신뢰와 생명을 지키는 신념이 앞서야 한다. 이번 사태가 지방의회가 주민과 함께하는 기관임을 다시금 일깨우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가뭄은 지나가도, 무너진 주민 신뢰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 지방의회는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야 한다. “우리는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우리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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