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업지원, 2천만 원으로 어디까지 키울 것인가
경남도가 한국남동발전,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해 지역의 우수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사업화 및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2026년 남동발전 창업·Start-UP 서포터스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발전·그린·디지털 산업 분야에서 우수 기술을 가진 창업 5년 이내 기업 10곳을 선발해 기업당 2,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멘토링, 마케팅, 투자유치, 판로개척 등을 돕는다. 그러나 9년간 98개 기업을 지원해 온 실적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지원금과 선발 건수로 성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2,000만 원 지원으로 ‘죽음의 계곡’을 넘는 스타트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AI, 에너지, 그린 분야의 기술 스타트업은 시제품 제작 이후 실증과 인증, 판로 확보, 투자 유치, 대량생산 단계에서 더 많은 자금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자금과 인프라가 끊기면 우수한 기술도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국내외 우수 기업을 전국에서 모집하는 것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있으나, 경남 예산과 인프라가 투입되는 사업임을 감안할 때 성과가 지역경제에 얼마나 환원되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 단순히 전국에서 뽑아 경남에서 지원하고 종료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선정 기업들이 경남에 연구·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지역 인재를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실질적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국남동발전이 갖춘 발전 인프라와 공기업 네트워크는 2,000만 원 사업화자금보다 훨씬 큰 자산이다. 스타트업에 실증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검증·구매 연계·공동사업화 등 단계별 지원이 필요하며, 성공한 기업에는 후속 투자·공공 조달·민간 투자까지 연결하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해야 한다.
경남도는 창업기업 수와 지원금 규모가 아닌 3년 생존율, 매출 증대, 신규 고용, 후속 투자, 시장에서의 실제 판매 성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평가해야 한다. 9년간 98개 기업 지원 실적을 바탕으로, 지원받은 기업 중 몇 개가 자립했는지 냉정하게 검증하고 정책 효과를 평가할 때다.
창업지원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정부 도움 없이도 시장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남은 우주항공·방산·조선·에너지 등 탄탄한 산업 기반을 보유한 만큼, 기존 산업과 창업기업을 연계하는 경남형 스케일업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결론은 명확하다. “2천만 원을 줬느냐”가 아니라 “2천만 원 이후 무엇을 만들어냈느냐”가 중요하다. 경남도의 창업지원 정책은 이제 지원 금액과 기업 숫자가 아니라 매출·고용·투자·실증·지역 정착이라는 객관적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단호한 성과 중심 평가와 후속 관리 없이는 9년간의 협력 사업이 한 번 더 반복되는 이벤트로 전락할 뿐이다.
한편 오는 21일까지 ‘2026년 남동발전 창업·START-UP 서포터스 지원사업’ 참가기업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번 경남 창업지원 정책이 단순 지원 사업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혁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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