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87년 체제 이제는 끝내야”…개헌은 권력 나눔이 아니라 정치 생존의 문제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은 15일 자신의 SMS를 통해 승자독식과 정치양극화 극복을 위한 개헌은 저의 오랜 신념입니다 라고 밝힘으로써 이번에 김태호 의원이 던진 개헌 논의는 더 이상 정치권의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1987년 체제는 민주주의 전환의 기념비였지만, 이제 그 틀은 대한민국 정치 현실의 병폐—즉 지나친 대통령 권력 집중과 그로 인한 승자독식 구조, 정치 양극화—를 극복하기에 한계에 다다랐다. 개헌은 단순히 대통령 임기 변경이나 권력 분점이 아니라, 권력의 견제와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국가 정치 운영 시스템의 근본적 재설계여야 한다.
핵심은 ‘분권형 개헌’이다. 대통령 권한을 적절히 분산하고 국회와 국무총리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 승자독식의 폐해와 진영 대결 구조를 해체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임기 연장이나 중임제 논의에 편중돼 왔지만, 정치개혁의 성공 여부는 권력 나눔과 책임 강화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 권력 집중 상태에서 임기만 바꾼다고 정치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다.
이번 논의에서 가장 진정성을 시험받는 존재는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다. 김태호 의원의 요구대로 대통령이 임기 단축과 연임 불추진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워져야 개헌 논의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대통령 권력 유지를 위한 정치적 계산이라면 개헌은 정치 개혁이 아니라 ‘권력 개편’에 불과해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또한, 개헌은 결코 어느 한 정당이나 대통령의 ‘전리품’이 될 수 없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국민투표라는 높은 문턱은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여야가 합의하고 공개적, 투명하게 논의하는 자세가 필수다. 밀실 거래나 정치적 거래로 개헌을 밀어붙인다면 진영 대결만 심화시키고 국민 불신만 자초하게 될 뿐이다. 권력 분산은 단순히 대통령 권한 축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회와 행정부 모두에게 국민 앞에 책임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의미해야 한다.
현실은 냉혹하다. 1987년 이후 급변한 경제·사회·인구·산업 구조 속에서 승자독식 정치와 진영 이기주의가 낳은 갈등은 국가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AI와 첨단산업 시대에 걸맞는 정치 체제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미래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공존의 대한민국’은 정치권이 입에 올리는 구호가 아니라, 권력구조에 내재한 경쟁과 협력의 메커니즘 속에서 구체적으로 구현돼야 한다.
결국 이번 개헌 논의의 진짜 시험대는 정치권 모두, 특히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 진정한 정치개혁은 개인 권력 연장이 아니라, ‘권력을 내려놓는 자’가 먼저 증명하는 과정이다. 여야 모두 기득권과 정치적 셈법을 내려놓고 국민과 국가 미래에 최대한 책임지는 태도로 임해야, 개헌은 국민 신뢰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의미 있는 변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선거에서 이긴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1987년 체제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승자독식과 정치 양극화의 악순환을 끊고, 권력 상호 견제와 책임 강화를 통해 ‘국가가 흔들리지 않는 정치, 대통령 한 사람에게 운명이 좌우되지 않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김태호 의원의 분권형 개헌 주장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 개헌 논의가 또다시 정치권의 말잔치로 끝난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또 한 번 기회를 놓치게 된다.
왜냐하면 정권이 바뀌어도 나라가 흔들리지 않는 정치, 승자와 패자가 함께 국정을 책임지는 정치, 대통령 한 사람에게 국가의 운명이 좌우되지 않는 정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승자가 독식하고 패자가 복수하는 정치’를 반복할 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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