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지난 8월 13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주최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재조명’ 토론회가 국회라는 공간에서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정당한 역사적 사실과 피해자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묵인하거나 방치하는 문제에 있다. 국회는 단순한 토론 공간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며, 그 무대에서 다뤄지는 역사 문제는 학술적 자유에 대한 책임과 검증이 더욱 엄격해야 한다.
토론회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소요 사태’로 폄훼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 책임을 부정하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 12·12 군사반란 관련 인사의 참여로 논란이 증폭되었다. 이는 단지 ‘재조명’의 이름 아래 확정된 역사적 사실에 도전하는 왜곡 행위다.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모두를 방어해서는 안 되며, 특히 국회의원으로서 행사 주최자는 발제자 선정과 토론 내용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단 “내 생각이 아니다”라는 해명은 정치적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학술행사로 규정하고 개인 입장과 무관하다며 징계 불가 입장의 징계 선 긋기를 17일 내놓으며 책임 회피 성격이 강한 태도를 보인 점도 국민 의혹을 키운다. 이미 당 내부에서는 3700여 책임당원이 이진숙 의원의 제명 요구에 나서는 등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정치권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른 명확한 징계 기준과 판단 근거를 국민에게 설명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 국민의힘은 5·18 정신 계승을 명분으로 내세워 왔지만, 당 소속 의원의 국회 내 역사 왜곡 행사를 방관하는 모순적인 행보로 국민에게 혼란을 준 것이다. 광주를 방문해 민주화 정신을 기리는 모습과 서울 국회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그 공식 입장은 무엇인지 국민에게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표현의 자유’와 ‘역사 왜곡’ 사이 경계 설정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사실은 국가적 진상규명과 사법적 판결로 확정된 역사로, 이를 부정하거나 희생자를 모욕하는 주장은 학술적 자유의 범위를 벗어난다. 국회는 민주주의의 상징인 만큼, 장소 대관과 운영에 있어 객관적이고 공개된 원칙을 마련하며 사후 책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회와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을 단순 개인 일탈로 치부하지 말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존중과 민주주의적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성숙한 대응을 해야 한다. 진영 대립을 넘어 ‘사실에는 사실로, 왜곡에는 분명한 기준으로, 표현의 자유에는 무거운 책임으로’ 맞설 때 국회와 정당이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자세이자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번 논란을 징계 여부 하나로만 판단한다면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국민이 지켜보는 것은 징계 수위가 아니라 정당이 민주주의와 역사적 사실을 대하는 태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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