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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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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 권순기 교육감 1호 공약 ‘아침 간편식’ 9월 시작…학생 건강 챙기지만 예산·교직원 부담은 과제

지역 농·특산물 활용은 긍정적…교직원 업무 부담·형평성·식품안전·지속 가능한 재원 확보가 관건

기사입력 2026-08-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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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 ‘아침 간편식’ 첫발…학생 건강은 챙기되 ‘일회성 복지’로 끝나서는 안 된다


경상남도교육청이 오는 9월부터 ‘힘찬 아침! 아이(AI)의 배움에 건강을 더하다’라는 이름으로 학생 아침 간편식 지원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의 1호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인 이번 사업은 이른 시간 학교에 등교해 독서·체육·예술·자율학습·아침돌봄 등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간편식을 제공해 건강한 하루의 출발을 돕겠다는 취지다.

총사업비는 4억1,175만 원. 초·중·고 학생 1,200명에게 최대 75일간 제공하며, 학생 1인당 한 끼 4,200원을 투입한다.

취지만 놓고 보면 반대할 이유가 많지 않다.

아침을 거르는 학생에게 최소한의 먹거리를 제공하고, 오전 수업의 집중력을 높이며,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해 지역 농가와 소상공인의 판로까지 지원한다면 학생 복지와 지역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복지는 ‘좋은 취지’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번 사업이 진정한 경남형 교육복지 모델로 자리 잡으려면 예산, 학교 업무, 형평성, 안전, 지속 가능성이라는 현실적인 벽부터 넘어야 한다.

■ 예산 반토막…공약사업의 출발부터 삐걱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문제는 예산이다.

당초 교육청이 요구한 예산은 8억2,350만 원이었지만 경남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절반 수준인 4억1,175만 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당초 12개교 안팎을 대상으로 추진하려던 사업 규모도 6개교 이상으로 축소됐다.

물론 제한된 교육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회의 판단 역시 존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규모 공약사업을 시작하면서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이 확보됐느냐는 것이다.

6개 학교에서 시범사업을 벌인 뒤 효과가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이를 경남 전체 학교로 확대할 경우 필요한 재원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결국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히 ‘아침을 제공했더니 학생들이 좋아했다’는 수준의 성과평가로 끝나서는 안 된다.

한 끼당 얼마가 들었고, 학생들의 결식률과 수업 집중력이 얼마나 개선됐으며, 학부모 만족도와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은 어떻게 변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 교사가 아침밥까지 챙기는 구조라면 실패다

더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이다.

아침 간편식이라고 해서 업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식품 수령부터 보관, 배식, 위생관리, 잔반과 쓰레기 처리까지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교육청은 학부모 봉사단과 퇴직 교직원, 시니어클럽 등 지역 인력을 활용해 학교별 1~3명의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1일 2시간 이내 2만5,000원의 봉사활동비를 지원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방향은 맞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학교 교사가 교육 본연의 업무를 놔두고 아침 간편식의 배식과 관리까지 떠안는 순간 이 사업은 학생 복지가 아니라 교직원에게 새로운 노동을 떠넘기는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원칙은 명확해야 한다.

교직원의 추가 업무를 최소화하고, 식품 관리·배식·위생·폐기물 처리를 별도의 운영체계로 분리해야 한다.

교육청이 이 원칙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경남교육청 권순기 교육감 1호 공약 ‘아침 간편식’ 9월 시작…학생 건강 챙기지만 예산·교직원 부담은 과제

■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는 제대로만 하면 일석삼조

이번 사업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분명하다.

경남교육청은 e경남몰과 18개 시·군의 온·오프라인 판매처를 활용해 경남산 농·특산물의 우선 구매를 권장한다.

의령 쌀빵, 진주 구움떡, 김해 단감샌드, 함안 쌀발효요구르트, 창원 단감너츠 등 지역 특색을 살린 먹거리가 학생들의 아침 식탁에 올라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급식사업이 아니다.

학생 건강 → 지역 농산물 소비 → 농가 소득 → 소상공인 판로 확대 →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가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구매 비율과 지역 업체 참여 규모를 공개하고, 특정 업체에 편중되지 않도록 공정한 공급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교육복지와 지역경제를 결합하려면 지역업체에 일감을 주는 것보다 지역 생산자가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 가장 큰 질문은 “시범사업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 사업의 최대 난제는 결국 재정이다.

현재는 교육청이 시범사업 비용을 부담한다.

그러나 사업을 확대하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원 학생 수가 늘고 학교 수가 확대되면 식품비뿐 아니라 배식 인력, 물류, 보관시설, 위생관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따라서 교육청 단독으로 계속 부담하는 방식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해법은 경상남도와 18개 시·군의 공동 참여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경남도와 교육청, 기초지자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매칭 방식의 재원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침 간편식이 단순한 교육감 공약을 넘어 경남의 대표적인 학생 건강정책으로 자리 잡으려면 공약사업 → 시범사업 → 성과평가 → 지방정부 공동사업으로 발전하는 단계적 로드맵이 필요하다.

■ ‘누구에게 줄 것인가’도 명확해야 한다

형평성 문제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번 사업은 정규수업 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렇다면 학교마다 아침 등교 학생 수와 돌봄 수요가 다른 상황에서 어떤 학생을 우선 지원할 것인지, 지원 대상 학교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 것인지가 투명해야 한다.

단순히 신청 학교 가운데 선정하는 방식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학생 수, 맞벌이 가정 비율, 아침돌봄 수요, 교육복지 필요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아침을 먹는 학생을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아침을 챙기기 어려운 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교육복지 사업이 된다.

■ ‘간편식’이라고 안전관리까지 간편해서는 안 된다

아침 식품은 학생들이 먹는 음식인 만큼 위생과 알레르기 관리도 철저해야 한다.

완제품과 간편조리식품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한다고 해서 식품안전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유통기한, 보관온도, 배송 과정, 알레르기 유발 식품 표시, 학생별 식품 알레르기 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여러 학교에 동일한 식품을 공급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가 집단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아침 간편식 사업에서 가장 간편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안전관리다.

■ 권순기 교육감의 공약, 이제는 ‘성과’로 증명해야

권순기 교육감은 “학생들의 건강권을 챙기는 한편 지역경제와도 굳건히 상생하는 경남형 학생 건강·학습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좋은 방향이다.

그러나 교육감의 공약은 발표하는 순간부터 정치적 약속이 아니라 행정의 책임이 된다.

특히 교육예산은 결국 도민의 세금이다.

따라서 교육청은 이번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만큼이나 사업의 효과와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학생들의 아침 결식 문제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수업 집중력이 실제로 높아졌는지, 학부모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지역 농산물 구매가 지역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교직원 업무는 얼마나 증가했는지까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 결과 효과가 확인된다면 예산 확대를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

반대로 효과가 미미하다면 과감하게 사업방식을 수정해야 한다.

■ 결론…‘좋은 공약’보다 ‘지속 가능한 정책’이어야 한다

경남교육청의 아침 간편식 지원은 학생 건강과 학습권을 지원하면서 지역 농산물 소비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정책적 가치가 있다.

하지만 4억1,175만 원의 시범사업을 성공시키는 것과 경남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예산 반토막이라는 현실을 넘어서야 하고,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을 차단해야 하며, 학생 선정의 형평성과 식품안전도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와의 재원 분담을 통해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결국 이번 사업의 성패는 ‘몇 명에게 빵과 과일을 제공했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다.

학생의 건강권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개선했는가, 교사를 행정 부담에서 얼마나 보호했는가, 그리고 경남의 농업·지역경제와 얼마나 지속 가능한 상생 구조를 만들었는가에 달려 있다.

권순기 교육감의 1호 핵심 공약이라는 상징성만큼 책임도 크다.

아침 한 끼를 주는 사업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학생의 건강과 교육의 질을 높이고 지역경제까지 살리는 ‘경남형 교육복지 모델’로 완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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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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