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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1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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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통영 200년 빈도 극한호우…특별재난지역 선포 서둘러야 한다

조선소·시장·학교·주택까지 곳곳 침수…이재민 장기화에 신속한 국가 지원 절실

기사입력 2026-08-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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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누적 950㎜·통영 760㎜ 넘는 기록적 폭우…하루 636.8㎜, 시간당 124.5㎜


광복절 연휴였던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경남 거제와 통영을 강타한 폭우는 단순한 집중호우가 아니었다.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극한 강수가 짧은 시간에 쏟아지면서 지역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피해를 남겼다.

거제에는 연휴 기간 누적 950㎜가 넘는 비가 내렸고 통영 역시 76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거제에서는 하루 강수량이 636.8㎜, 시간당 강수량이 124.5㎜에 달하면서 관측 이래 최고 수준의 기록을 남겼다.

이 정도의 강수량이라면 기존의 배수시설과 하천, 도로, 산사태 방지시설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이번 피해를 단순한 자연재해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로 극한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기존 방재체계가 과연 충분한가를 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조선소부터 전통시장·학교까지…지역경제 기반까지 흔들렸다

이번 폭우의 피해 범위는 광범위하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거제지역 주요 조선소에서는 변전실 침수 등 피해가 발생했고, 전통시장과 상가, 주택 등에도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학교 역시 40여 곳에서 누수와 시설 파손 등이 발생하면서 학생들의 교육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조선산업은 거제 지역경제의 핵심이다. 조선소의 생산시설과 전력·설비가 침수될 경우 단순한 시설물 피해를 넘어 생산 차질과 협력업체 피해, 지역 상권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폭우 피해를 주택 몇 채가 침수된 수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 산업 기반과 생활 기반을 동시에 흔든 재난이라는 관점에서 피해 규모를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특별재난지역 신속 선포’다

경상남도는 이번 피해에 대한 신속한 복구와 지원을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건의했다.

행정안전부도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19일까지 사전 피해조사를 마친 뒤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피해 주민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절박하다는 점이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이 체육관과 임시 주거시설 등에 머물고 있고, 침수된 주택과 상가, 농경지, 도로, 공공시설 등을 복구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정부의 긴급 재정 지원만으로는 대규모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늦어질수록 복구도 늦어지고 주민들의 일상 회복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특별재난지역 지정 여부를 놓고 행정 절차만 따질 상황이 아니다. 이미 확인된 피해 규모와 기록적인 강수량,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종합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고 국가 차원의 복구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200년에 한 번’이라는 숫자를 방재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

이번 거제·통영의 폭우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강수량 자체다.

거제의 누적 강수량은 950㎜를 넘었고, 하루 636.8㎜와 시간당 124.5㎜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과거의 경험을 기준으로 설계된 방재시설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과거에는 드물다고 생각했던 극한호우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면 방재 기준 역시 과거의 통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도심 배수시설의 용량을 높이고 저지대 침수 방지시설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이고, 산사태 취약지역과 급경사지에 대한 관리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거제와 통영처럼 해안과 산지가 맞닿아 있고 도심과 산업시설이 밀집한 지역은 침수·산사태·도로 유실·산업시설 침수 등을 하나의 재난 시나리오로 묶어 대응하는 종합 방재체계가 필요하다.
 
거제·통영 200년 빈도 극한호우…특별재난지역 선포 서둘러야 한다

재난 현장에서 ‘차량 이동’조차 막힌다면 제도도 고쳐야 한다

이번 재난 과정에서는 긴급 대피와 구조를 가로막는 차량을 신속하게 이동시키기 어려운 제도적 한계도 지적됐다.

재난 상황에서는 몇 분, 몇 초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그런데 차량 소유주 동의나 보험사 확인 등 통상적인 절차가 긴급 구조 과정에서 발목을 잡는다면 제도의 취지가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이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차 진입을 막는 차량을 신속하게 이동시키는 것처럼, 홍수·산사태 등 재난 상황에서도 인명 구조와 대피를 방해하는 차량을 긴급 이동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재난 대응 제도는 평상시의 권리 보호와 함께 비상시 생명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선포 이후에도 피해조사와 복구, 이재민 지원, 소상공인과 기업의 피해 회복, 공공시설 재건 등 수많은 과제가 남는다.

따라서 정부와 경남도, 거제시·통영시는 피해액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동시에 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택과 상가 복구뿐 아니라 생계비, 세금과 공공요금 부담 완화, 소상공인 지원, 산업시설 정상화까지 촘촘하게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복구한 시설이 다음 극한호우에 다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거제·통영의 재난은 대한민국 방재체계의 경고다

이번 거제·통영 폭우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강수량이 집중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과거의 ‘100년에 한 번’, ‘200년에 한 번’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거제와 통영에서 발생한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하는 것은 물론, 이번 재난에서 드러난 방재시설과 제도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2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의 극한호우가 실제로 발생했다면 국가의 대응 역시 그 수준에 맞아야 한다.

거제와 통영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차를 최대한 서두르고, 필요한 국비와 복구 인력을 아낌없이 투입해야 한다.

이번 폭우를 단순히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는 뉴스로 끝내서는 안 된다.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재 기준을 세우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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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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