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한우산 별천지’ 급수에 산불진화차 동원…공공자원 사적 이용 논란, 행정은 무엇을 했나
의령군이 고지대 산림휴양시설 ‘한우산 별천지’의 급수 문제 해결을 위해 산불진화차를 여러 차례 동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히 긴급조치에 그치지 않고, 재난 대응 목적으로 마련된 산불진화차를 공공 휴양시설 급수에 반복 사용하는 것은 행정의 판단과 자원 활용의 기본 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행위다.
한우산 별천지는 해발 약 800m의 고지대에 54억 원을 들여 조성한 복합 산림휴양시설로, 별자리 관측과 전망,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개장 전 시범 운영 중 지난 9일 급수 펌프가 고장 나면서, 의령군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산불진화차를 최소 10여 차례 이상 동원해 1t씩 물을 공급했다. 이는 단순한 긴급 조치 범위를 넘어서 물 공급의 근본적인 대책 없이 재난 장비를 계속 사용한 것이다.
산불진화차는 산불 초기 대응과 주민 생명, 산림 보호를 위해 언제든 현장 출동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돼야 할 공공 재난 장비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처럼 휴양시설 급수 등 소모적인 용도에 반복적으로 투입된다면 예기치 못한 산불 발생 시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 시기는 극심한 가뭄과 이상기후가 겹친 시기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무겁다.
또한 시범 운영 중인 시설을 군청 직원과 가족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점이 더해지면서 행정의 공정성과 공공자원 운영의 투명성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공공시설 시범운영은 특정 집단 편의를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되며, 이번 급수 대책은 명확한 승인 절차와 대체장비 확보 여부 등이 공개되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펌프 고장 그 자체가 아닌, 비상급수를 위한 체계적이고 이중·삼중 안전장치 부재다. 고지대 특성을 고려한 예비 펌프, 충분한 비상 물탱크, 보조 관정과 별도의 비상급수 차량 확보 등 선제적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아 발생한 행정 부실이다. 이번 사태는 정식 개장 전에 반드시 보완해야 할 행정 책임이자 관리 문제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의령군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응급조치의 일환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행정은 공공재난 장비의 본질적 임무를 최우선으로 존중해야 하며, 향후 고지대 산림휴양시설의 급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마련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별천지’로 조성된 한우산 시설이 진정 주민과 관광객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이 되려면 기본 인프라의 안정성과 공공자원 관리의 투명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이번 논란이 행정의 무거운 책임감과 공공성 회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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