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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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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노인에게도 좋을까? 78세 이상에서 장시간 공복이 만성질환 축적과 연관

스웨덴 SNAC-K 15년 종단연구 분석…장시간 습관적 공복, 전체·심혈관·신경정신과 만성질환 축적 속도와 연관

기사입력 2026-08-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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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굶었는데…” 78세 이후 장시간 단식, 오히려 만성질환 위험 키울 수 있다


“16시간 공복이 건강에 좋다.”

최근 몇 년 사이 간헐적 단식과 시간제한 식사가 건강관리의 새로운 공식처럼 받아들여졌다. 공복 시간을 늘리면 체중을 줄이고 혈당과 대사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상당히 중요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의 노인 코호트를 15년 동안 추적한 연구에서 평소 식사 사이의 공복 시간이 길수록 전체 만성질환이 더 빠르게 축적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78세 이상 고령층에서 그 연관성이 더욱 뚜렷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식은 나쁘다”라는 단순한 결론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연구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이것이다.

젊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 수 있는 식사법이 고령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1. 15년 동안 노인들의 건강을 추적했다


이번 연구는 스웨덴 SNAC-K(Swedish National study on Aging and Care in Kungsholmen)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4.3세였으며 여성은 63.8%였다. 평균 추적 기간은 7.2년으로, 장기간에 걸쳐 식사 습관과 여러 만성질환의 축적 양상을 살펴봤다.

연구진은 특히 평소 식사 사이의 최장 공복시간(habitual fasting duration)과 이후 만성질환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가 주목할 만하다.

공복시간이 긴 노인일수록 전체 만성질환과 심혈관계·신경정신과 질환의 축적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연관성은 특히 78세 이상 ‘고령 노인(older old)’에서 강하게 관찰됐다.


2. 핵심은 ‘단식 자체’보다 고령자의 생리적 변화다


그렇다면 왜 젊은 사람에게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단식이 고령자에게는 다른 결과를 보일까.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영양 섭취와 흡수 능력의 변화다.

나이가 들면 위산 분비와 췌장 효소 활동 등이 감소하면서 비타민 B12, 엽산, 칼슘, 철분과 같은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여기에 위 배출 속도, 장운동, 장내 미생물 등 소화기관의 변화까지 더해진다.

문제는 공복시간이 길어지면 하루 동안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에게는 식사 횟수가 줄더라도 필요한 에너지와 단백질,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고령자는 상황이 다르다.

먹을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영양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간헐적 단식, 노인에게도 좋을까? 78세 이상에서 장시간 공복이 만성질환 축적과 연관


3. 더 무서운 문제는 ‘근육’이다


고령자에게 단식이 특히 신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근육량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은 단백질 섭취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진다. 이를 흔히 동화저항(anabolic resistance)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젊은 사람은 단백질을 먹으면 근육을 만드는 반응이 비교적 잘 나타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근육 합성 반응이 둔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장시간 공복은 하루 동안 단백질을 섭취하고 근육 합성을 자극할 기회를 줄일 수 있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체중계 숫자가 아니다.

근육을 잃으면서 체중이 감소하는 것은 고령자에게 결코 좋은 다이어트가 아니다.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는 낙상, 기능 저하, 활동량 감소와 연결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여러 건강 문제와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고령자에게는 “얼마나 오래 굶느냐”보다 “필요한 영양소와 단백질을 얼마나 충분히 섭취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4. 이번 연구에서 심혈관·신경정신과 질환 축적이 특히 눈에 띄었다


연구진이 모든 질환에서 동일한 결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장시간 공복과 관련된 연관성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전체 만성질환, 심혈관계 질환, 신경정신과 질환 등이었다.

반면 근골격계 다중질환에서는 명확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장시간 단식이 모든 질병을 증가시킨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

이번 연구가 말하는 것은 보다 구체적이다.

고령자의 장시간 공복 습관이 일부 질환군을 포함한 전반적인 만성질환 축적 속도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5. 그렇다고 “16시간 단식은 위험하다”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이 부분은 반드시 짚어야 한다.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다. 즉 연구진이 참가자들에게 강제로 16시간 단식을 시킨 뒤 건강 상태를 비교한 무작위 대조시험이 아니다.

따라서 “16시간 단식을 하면 만성질환이 생긴다.” 라고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

오히려 반대 가능성도 있다.

이미 건강이 나빠진 사람들이 식욕이 떨어지거나 식사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공복시간이 길어졌을 가능성이다. 이를 역인과성(reverse causation)이라고 한다.

연구진 역시 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기능 상태와 허약성 등을 고려한 여러 민감도 분석에서도 결과가 대체로 유지됐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웨덴 SNAC-K 15년 종단연구 분석…장시간 습관적 공복, 전체·심혈관·신경정신과 만성질환 축적 속도와 연관


6. “단식”과 “식사를 못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이번 연구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건강한 성인이 체중관리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식사시간을 조절하는 것과, 고령자가 식욕 저하·질병·기능 저하·사회적 고립 등의 이유로 식사를 거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연구에서도 참가자들이 의도적으로 단식을 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따라서 긴 공복시간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가 ‘건강을 위한 간헐적 단식’을 한 것은 아니다.

이 차이를 무시하고 이번 연구를 “노인은 절대 단식하면 안 된다” 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 역시 과학적이지 않다.


7. 오히려 중요한 것은 ‘나이에 따른 맞춤형 식사’다


이번 연구가 기존의 간헐적 단식 열풍에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이것이다.

식사법에도 연령대가 있어야 한다.

젊은 성인에게 체중 감소와 대사 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활용되는 식사법이 80대 노인에게 동일한 효과를 낸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고령자에게는 다음 요소를 함께 봐야 한다.

① 체중보다 근육량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는 것보다 근육과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공복시간보다 영양밀도
짧은 시간에 충분한 단백질·에너지·미량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③ 식사 횟수보다 식사의 질
몇 끼를 먹느냐만큼이나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하다.

④ 질환과 복용약
고령자는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약물은 음식과 함께 복용해야 흡수나 부작용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식사 제한은 주의가 필요하다.


8. 특히 78세 이후에는 ‘다이어트 공식’을 다시 써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78세를 기준으로 차이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78세 미만과 78세 이상을 나누어 분석했는데, 장시간 공복과 만성질환 축적의 연관성이 78세 이상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고령자의 건강관리에서 단순히 “노인”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70대 초반과 80대 후반은 생리적 상태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소화능력, 근육량, 신장 기능, 활동량, 식욕, 복용약, 기저질환, 사회적 지원체계 등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에게 좋은 식사’라는 하나의 정답을 만드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9. 건강정보의 가장 큰 함정은 ‘한 가지 숫자’다


“12시간 공복”
“14시간 단식”
“16시간 단식”
“하루 2끼”

인터넷에는 이런 숫자가 마치 건강의 공식처럼 돌아다닌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숫자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같은 16시간 공복이라도 건강한 65세 성인과 허약한 85세 노인에게 미치는 의미는 같을 수 없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과 저체중인 사람도 다르다.

당뇨병 약을 먹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다르다.

근육량이 충분한 사람과 근감소증 위험이 높은 사람도 다르다.

결국 건강관리의 핵심은 “몇 시간 굶을 것인가?”가 아니라 “내 몸에 필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면서 어떻게 먹을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이동해야 한다.


10. 이번 연구가 말하지 않은 것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번 연구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식사와 공복시간에 대한 정보가 상당 부분 자기보고 방식이었다.

또한 참가자들이 의도적으로 단식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연구 대상 역시 스웨덴의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비교적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사회 거주 노인이 중심이었다.

따라서 한국의 고령자에게 동일한 결과가 그대로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장시간 공복이 만성질환을 직접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도 아니다.

이 점은 건강 콘텐츠를 소비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결론|나이가 들수록 “덜 먹는 것”보다 “잘 먹는 것”이 중요해진다


간헐적 단식은 무조건 나쁜 식사법도 아니고, 무조건 좋은 식사법도 아니다.

젊은 성인에서는 체중과 일부 대사 지표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고령자에게는 영양 부족과 근육 손실이라는 다른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 15년 추적 연구에서 특히 중요한 사실은 장시간의 습관적 공복이 78세 이상 노인에서 전체 만성질환, 심혈관계 및 신경정신과 질환의 빠른 축적과 연관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고령자는 단식하면 안 된다”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보다 정확한 결론은 이렇다. 젊을 때의 건강법을 나이가 들어서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에너지와 단백질, 비타민과 미네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고령자의 식사에서는 긴 공복시간 자체보다 충분한 단백질과 영양소 섭취, 규칙적인 식사, 근육 유지, 개인의 질환과 복용약을 고려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 굶는 시대에서, 건강하게 늙기 위해 제대로 먹는 시대로 넘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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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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