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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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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울산에서 창원까지만?…“진주·서부경남은 또 빠졌다”

울산·경남, KTX울산역~양산~김해~창원 54.6㎞ 예타 통과 공동건의…3조원대 광역철도 사업 본격화

기사입력 2026-08-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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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1시간 생활권·산업벨트 연결한다지만 서부경남 소외 논란은?


울산시와 경상남도가 KTX울산역에서 양산·김해를 거쳐 창원까지 54.6㎞를 잇는 복선전철(최고속도 시속 180㎞)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의 예비타당성조사 조속 통과를 정부에 공동 건의​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총연장 54.6㎞, 총사업비 3조원대 규모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단순한 철도 하나를 놓는 사업이 아니다. 울산과 경남 동부권을 연결하고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겠다는 초광역 교통망 구상의 핵심 사업이다.

문제는 따로 있다. KTX울산역 출발한 기차가 왜 창원에서 멈추는가 이다.

동남권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겠다는 사업이라면 경남 서부권의 중심도시인 진주가 빠진 이유를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 노선이 동부권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서부경남 소외론이 나오는 것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54.6㎞ 철도 하나가 부울경 경제지도를 바꿀 수 있다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연결성이다. 노선은 KTX울산역~양산~김해~창원을 잇는다. 이는 울산에서는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양산에서는 부품·소재 산업, 김해에서는 물류와 제조업, 창원에서는 방위산업과 원전 관련 산업 등 주요 산업 거점을 연결하는 구상이다.

지금까지 각 도시가 개별적으로 움직였다면 광역철도가 연결될 경우 인력과 물류, 기업 간 교류가 훨씬 촘촘해질 수 있다. 특히 이미 추진되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등과 연계되면 부울경을 하나의 거대한 생활·경제권으로 연결하는 철도망이 구축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이 사업의 본질은 ‘철도 건설’이 아니라 ‘생활권 재편’​인 것이다.


울산·경남이 공동건의에 나선 이유


울산시와 경남도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공동 대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개별 지자체가 각각 철도사업을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중앙정부를 설득하기 어렵다. 반면 울산과 경남이 하나의 논리로 움직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울산에서 창원까지 이어지는 산업벨트와 생활권을 하나로 묶고, 기존 광역철도와 연결해 부울경 전체의 교통 효율을 높이는 초광역 인프라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울산과 경남 지역에서는 약 16만 명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통해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등 지역사회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이제 공은 정부와 예타 심사 쪽으로 넘어갔다.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울산에서 창원까지만?…“진주·서부경남은 또 빠졌다”


가장 큰 벽은 결국 ‘경제성’


문제는 예비타당성조사다. 광역철도 사업의 필요성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막대한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따져야 한다.

특히 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인구가 적고 인구감소가 계속되고 있어 단순한 통행량과 수요만을 기준으로 경제성을 평가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는 철도를 놓지 말아야 하는가.

그렇게 접근한다면 지방소멸은 더욱 가속될 가능성이 높다.

철도는 현재의 인구만 보고 건설하는 시설이 아니라 미래의 산업과 인구, 생활권을 만들어가는 기반시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의 예타에서는 단순한 비용편익비율(B/C)만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수도권 일극체제 완화, 지방소멸 대응, 산업 경쟁력 강화, 초광역 생활권 구축 효과​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3조원대 사업…지자체 재정 부담도 따져야 한다


물론 무조건적인 사업 추진만을 주장해서도 안 된다.

총사업비가 3조원대에 달하는 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건설비뿐 아니라 향후 운영과 유지관리 비용까지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 특히 이미 추진되고 있는 다른 광역교통망 사업과 사업 시기가 겹친다면 지방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울산과 경남이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은 단순히 “예타를 통과시켜 달라”​는 호소에 그쳐서는 안 된다.

왜 필요한지, 어떤 산업적 효과가 발생하는지, 기존 철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향후 이용객이 어떻게 증가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경제성을 뛰어넘을 만큼 강력한 정책적 논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왜 진주는 빠졌나


이번 사업을 바라보는 경남도민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진주가 빠졌다는 것이다.

경남의 동부권 산업벨트를 연결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고 하더라도,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순간 경남 서부권 주민들의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진주는 경남 서부권의 행정·경제 중심도시 가운데 하나이며, 혁신도시와 항공우주산업, 공공기관, 교육·의료 기능 등이 집중돼 있다.

특히 경남의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을 장기적으로 고민하지 않는다면 경남 내부의 지역 격차 역시 커질 수 있다. 물론 현재 노선에 진주를 추가하면 사업비가 크게 증가하고 통행 수요와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기존 경전선과 KTX, 향후 남부내륙철도 등 서부경남을 위한 철도망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교통망 확충 요구까지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순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장기 구상이 필요하다


철도망은 한 번 건설하면 수십 년을 사용한다. 따라서 지금 당장의 예타 통과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2030년대 이후 경남의 공간구조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까지 내다봐야 한다.

현재 사업은 울산~양산~김해~창원을 연결하는 것이 현실적인 1단계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와 경남도는 동시에 다음 단계의 광역교통망 구상도 제시해야 한다.

동부경남과 서부경남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진주와 창원을 어떻게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을 것인지, 남부내륙철도와 경전선·광역철도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 그것이 진짜 경남 광역교통망이다.


“경제성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 철도사업을 논할 때마다 등장하는 말이 있다. “경제성이 부족하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교통수요를 동일한 잣대로만 비교한다면 지방에서 새로운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사람이 많아서 철도를 놓는 것이 아니라, 철도가 놓이면서 사람이 이동하고 산업이 성장하는 효과도 함께 봐야 한다. 특히 울산·양산·김해·창원은 이미 제조업과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역이다.

기업과 기업, 근로자와 기업,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이 구축된다면 통근권 확대와 인력 확보, 산업 간 연계 강화라는 부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예타가 이런 미래 가치를 얼마나 제대로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결론…철도는 ‘현재의 숫자’보다 ‘미래의 지도’를 봐야 한다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는 울산과 경남 일부 지역만을 위한 철도가 아니라 부산·울산·경남의 산업과 인구, 생활권을 하나로 묶는 동남권 초광역 교통망의 핵심 축이다.

따라서 예비타당성조사에서도 단순한 이용객 숫자와 현재의 경제성만을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 지방소멸 대응, 기존 광역교통망과의 연계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울산과 경남 역시 중앙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왜 필요한지,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지, 국민 세금이 투입될 만큼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숫자와 논리로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경남도 역시 한 가지 질문을 피해서는 안 된다.

“울산에서 창원까지 연결한 다음, 경남 서부권은 언제 연결할 것인가.”

동남권 광역철도가 진정한 ‘순환’ 교통망이 되려면 동부권과 서부권을 따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울산~양산~김해~창원을 잇는 54.6㎞ 철도의 예타 통과가 끝이 아니라 경남 전체를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는 광역교통망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지방소멸 시대에 필요한 것은 도시 하나를 위한 철도가 아니다. 사람이 이동하고, 기업이 연결되고,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는 철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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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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